'백마 탄 왕자님'은 이제 없다. 완벽한 슈트 맵시로 여심을 흔들던 '실장님'들도 위세가 꺾였다. 요즘 드라마 속 남자주인공들에게 변화가 생겼다. 재벌이나 고스펙 같은 외형적 조건은 완벽하지만 실생활에선 허당기가 넘친다. 심지어 때때로 '찌질'하기까지 하다.
KBS2 '프로듀사'의 신입 PD 백승찬(김수현)은 서울대 출신이란 학벌에 톱가수도 반한 잘생긴 얼굴, 게다가 예능을 글로 배운 성실함과 명석한 두뇌까지 모든 걸 갖췄다. 하지만 뭘 하든 허술하고 어리바리하다. 짝사랑하는 대학선배와 교제하는 선배 PD를 질투해 그의 차에 쓰레기봉투를 몰래 던져두는 찌질함도 있다. 여가수에게 회사 우산을 빌려준 뒤 반납하지 않으면 자기 월급에서 우산값이 공제된다면서 거듭 반납을 당부하고, 작가들이 잘생겼다고 칭찬하는 말에 우쭐해서 남몰래 거울 앞에서 폼 잡을 땐 그만 웃음이 터지고 만다. 융통성이나 눈치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그에게선 머나먼 과거의 멜로드라마 속 여주인공 같은 백치미가 느껴진다. 그런데 그런 남자가 신발끈을 묶어주고 갑자기 내린 비를 손으로 막아주자 시청자들이 환호하며 열광했다.
MBC '맨도롱 또?f'의 백건우(유연석)도 기존의 로맨틱 코미디 남자주인공과는 조금 떨어진 캐릭터다. 재벌인데도 차갑고 시크하기는커녕 마음이 여리고 따뜻하다. 여주인공이 시한부 인생이라고 오해해 살뜰히 챙겨줄 만큼 정이 많다. 그러다 그가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걸 보고는 심통이 나서 바다에 돌을 던지고 달아나는 유치함도 있다. 철없이 인생을 즐기는 한량이라 밉상으로 보일 만도 한데, 그런 건우가 사랑스럽다는 시청자들이 많다. 여주인공 같은 남자주인공이란 얘기도 들린다.
최근 종영한 JTBC '순정에 반하다'의 강민호(정경호)는 심지어 '병약한 또라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멋있는 남자주인공과는 어울리지 않는 수식어다. 냉혹한 기업 사냥꾼이었다가 심장 이식 후 삶이 바뀌어 양심이란 걸 느끼게 되고 한 여자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그는 본래 자신의 모습과 갑작스러운 변화 사이에서 혼란을 겪으며 온갖 변덕을 부린다. 적당한 허세와 찌질함까지 섞여 있어 더 인간미가 넘치는 캐릭터가 완성됐다.
최우식, 유이, 임슬옹 등이 출연했던 tvN '호구의 사랑'이란 드라마도 있었다. 이름마저 '호구(최우식)'인 남자주인공은 답답하게 느껴질 만큼 순정적이었지만, 그 진심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동안 여주인공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나타나 구원자 노릇을 하며 여심을 사던 남자들은 대체 어디로 가버린 걸까. 드라마 관계자들은 남성상의 변화에서 이유를 찾는다. 한 드라마 PD는 "드라마 속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게 얼마나 공감을 얻느냐가 중요한데 기존 멜로물의 완벽남 캐틱터는 현실과는 괴리감이 있었다"며 "요즘의 시청자들은 판타지보다는 리얼리티 있는 이야기에 몰입하기 때문에 실제로 존재할 것 같은 캐릭터에 좀 더 친근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요즘 시대 남자들은 가부장적이지 않고 여성 못지않게 세심한데, 그런 면모들도 캐릭터에 적극적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갑을관계, 취업난, 불경기 같은 사회적 분위기가 드라마에 투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방송 관계자는 "'프로듀사'의 주인공은 사회 초년병의 애환을 겪고 있고, '맨도롱 또?f'의 주인공에게선 꿈도 목표도 없이 방황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읽을 수 있다"며 "남자주인공의 허당기나 찌질함은 그런 면모들이 드라마적으로 가공된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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