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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스나이더의 각성 이유, "기다려준 팀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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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행은 나에게 큰 도움이 됐다."

외국인 타자의 부진, 기다리는 것도 한계가 있다. 하지만 넥센 히어로즈는 달랐다. 물론 타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기 힘들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구단과 코칭스태프는 믿고 영입한 타자에게 시간을 주고 기다렸다.

스나이더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다른 팀에서 부진한 외국인 타자 교체를 결정하는 것, 남의 일이 아니었다. 그는 "타구단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선수들을 보내는 경우를 봐왔다. 팀이 내가 더 좋아지도록 시간을 준 부분은 구단과 감독에게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지난 4월 27일 부진한 스나이더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시켰다. 염 감독으로부터 2군으로 내려갈 때 '최대 1달'이라는 시간을 부여받았지만, 스나이더는 2주만에 복귀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5월 12일 1군에 올라오기까지 정확히 보름이 걸렸다.

스나이더는 당시 2군행을 좋게 기억하고 있다. 그는 "2군행이 서운하지는 않았다. 내가 예전 좋았을 때로 돌아갈 기회라고 생각했다. 2군에서 체력적, 기술적인 부분을 채울 수 있었다. 나에게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타격시 타이밍을 잡는 부분에 집중했다. 공을 좀 더 보고, 스윙을 최대한 간결하게 하려고 애썼다. 스나이더는 "기술적인 부분도 그렇고, 모든 면에서 조급함을 없애려 했다. 멘탈적인 부분부터 스윙에 영향을 미쳤다"고 털어놨다.

시즌 초반에 자신의 마음가짐이 틀렸다고 돌아보기도 했다. 그는 "사실 초반에는 강하게 타구를 날리려고 노력했다. 그럴 필요가 없었다. 모든 면에서 조급함을 없애니 조금 나아졌다"고 했다.

이어 "초반에는 홈런을 때리려고 강하게 휘둘렀다. 그런다고 홈런이 나오는 게 아니었다. 원하는 스윙을 해 정타가 나왔을 때 나오는 게 홈런"이라고 덧붙였다.

시즌 전 가졌던 목표와도 멀어진 게 사실이다. 스나이더는 당초 시리즈(3연전)에 한 개씩 홈런을 치겠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했다. 하지만 이젠 그런 목표보다는 매경기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했다.

목동=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