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구단 kt 위즈의 승률이 치솟고 있다. 지난 2일 승률(0.189)이 채 2할이 안 됐다. kt는 승률 2할이 너무 높아 보였다. 그런데 12일 현재 kt의 승률은 2할7푼4리까지 쑥 올라왔다. 최근 5연승의 신바람을 탔다. 롯데 원정 3연전을 쓸어담았고, 12일 넥센까지 제압했다. 이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승률 3할 돌파도 불가능하지 않다.
현재 kt는 4~5월과는 많이 달라졌다. 쉽게 잡히지 않는다. 김성근 한화 감독이 "지금은 kt를 만나면 안 된다"고 말할 정도다. 4~5월의 kt는 다른 팀들에게 승리를 '선물'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6월의 kt는 상대를 위협하고 있다. 그 첫 희생양이 롯데 자이언츠였다.
요즘 kt가 달라진 건 크게 두 가지다. 선발진에서 우완 옥스프링과 좌완 정대현이 무게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특히 정대현이 지난 5월 28일 LG전, 3일 SK전, 9일 롯데전에서 연속 호투해 3연승을 달린 게 컸다. 제구가 잡힌 정대현은 자신감이 붙었다.
불펜에서 조무근이 필승조로 성장했고, 장시환은 든든한 마무리로 자리를 굳혔다.
타선에선 최근 가세한 스위치 히터 댄 블랙의 활약이 눈부시다. 최근 8경기에서 타율 5할2푼9리, 18안타, 3홈런, 11타점. 득점권 타율이 무려 6할이다. 지난 4일 SK전 첫 출전이후 12일 넥센전까지 8경기 연속 안타 및 타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kt팬들은 복덩이가 굴러들어왔다며 블랙에게 찬사를 보내고 있다.
블랙은 기존의 마르테와 함께 kt 타선을 이끌고 있다. 마르테가 3번, 블랙이 4번 타순에 들어간다. 이대형과 하준호가 테이블세터로 '밥상'을 차린다. 장성우와 박경수는 하위 타순을 이끌고 있다.
kt의 6월 초반 돌풍이 어느 정도 길게 갈 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한번은 꺾일 수 있다. 타팀에선 블랙에 대한 경계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미 분석에 들어갔다. 블랙의 약한 부분을 찾을 것이다. 또 kt는 여전히 선발진이 다른 팀에 비하면 약하다. 옥스프링과 정대현이 흔들릴 경우 그 부담은 고스란히 중간 투수들에게 넘어간다. 그럴 경우 자칫 팀 분위기가 가라앉고 연패에 다시 빠질 수 있다.
kt의 선전은 팀 순위 싸움에 잔잔한 변화의 조짐까지 몰고 온다. kt가 중상위권 팀들을 잡아줄 경우 승률 5할 아래로 떨어지는 팀들이 많아질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