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 직원을 사칭한 대출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16일 올 1분기(1~3월) 금감원 불법 사금융 피해신고센터에 신고된 대출사기 건수는 604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182건)보다 16.7%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금액은 93억3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6억3000만원)보다 54.8% 줄었다. 건당 피해금액도 4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축소됐다.
구체적인 피해 사례를 보면 A씨는 지난 2월 자신을 모 캐피탈의 000과장이라고 밝힌 사람으로부터 저금리대출을 소개해 주겠다는 전화연락을 받았다. A씨는 혹시 사기가 아닐까 해서 해당 캐피탈 홈페이지에 들어가 이 회사 대표전화번호가 발신자 전화번호와 같은 것을 확인한 뒤 대출절차를 밟았다.
그는 000과장으로부터 대출심사에 필요한 전산작업비용, 수수료 등을 보내달라는 요구에 170만원을 송금했지만 뒤늦게 사기로 확인됐다. 사기범이 발신번호를 문제의 캐피탈사 대표번호로 조작했던 것이다.
김상록 금감원 팀장은 "저금리 전환대출 및 소액대출 등을 미끼로 공증료, 보증료, 인지세 등을 요구하는 소액 대출사기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주요 유형을 보면 고금리 대출에서 저금리 대출로의 전환을 미끼로 수수료를 받아 내거나, 신용등급이 낮다며 보증보험료나 이자선납을 요구했다. 또 대출 후 채무불이행에 대비한 공증료와 공탁금 명목으로 돈을 편취하거나, 대출을 위해 금융거래실적이 필요하다며 체크카드, 통장사본, 신분증사본을 받아낸 뒤 피해자 명의로 대출을 받거나 대포통장으로 악용한 사례도 있다.
올 1분기 피해사례 중 사기범이 사칭한 금융 관련기관의 현황을 보면 캐피탈이 35.7%(2160건)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저축은행(21.4%, 1296건), 은행(11.9%, 720건), 대부업체(11.9%, 717건), 공공기관(9.8%, 591건) 순이다. 사칭한 공공기관으로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5.8%(351건)를 차지해 가장 많이 등장했고 햇살론(1.5%, 91건), 국민행복기금(1.4%, 82건)이 그 뒤를 이었다.
금감원은 "정상적인 금융사는 대출할 때 공탁금과 선이자 등 어떤 명목으로도 금전을 요구하지 않으므로 대출을 미끼로 돈을 요구하면 사기로 의심하고 응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대출을 미끼로 팩스, 카카오톡 등으로 신분증과 통장사본 등 정보를 건네면 대출사기에 악용될 수 있으므로 제공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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