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기로에 서 있다. 시즌 초반 예상을 깨고 쾌속질주를 할 때도 있었고, 이달초 삼성을 만나 3게임을 모두 내주기전까지 6차례 연속 위닝시리즈를 이어가기도 했다. 이후 꼴찌 kt에 3게임을 내주는 등 5연패 후 2승1패. 매주 롤러코스터다. 17일 넥센을 상대로 대체선발 이상화를 투입하고도 8대1로 이겼지만 이달말까지 넘어야할 거친 파고가 남아있다. 롯데 관계자는 "6월중순부터 상위권 팀들과 잇달아 만난다. 큰 고비다. 이를 제대로 넘어야 한다. 손아섭이 이번 주말 복귀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종운 롯데 감독도 손아섭 복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사실 롯데가 강팀, 약팀을 가릴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kt에 스윕패도 당했다. 오히려 롯데를 만나는 거의 모든 팀이 '약팀을 만났다'라고 여길 수 있다.
그래도 순위표 위에 올라있는 팀들은 저력과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상대하기 버겁다. 롯데는 넥센전이 끝나면 19일부터 두산을 만난다. 이후 삼성, 또다시 넥센, NC 등 1,2,3,4위팀들을 줄줄이 상대한다. 7월이 되면 SK, LG 두산, 한화로 전반기 막판 레이스가 이어지고 이후 NC, KIA, LG와 맞닥뜨린다. 6월을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시즌 전체 향방이 가려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롯데의 가장 큰 문제는 허약한 선발로테이션, 불펜 등 주로 마운드에 집중돼 있다. 선발은 린드블럼과 레일리, 송승준 등 세명 밖에 없다. 이상화와 박세웅이 당분간 선발진에 합류하겠지만 이들은 좀더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한다. 불펜은 큰 믿음을 주지 못한다. 마운드가 흔들리는 동안 타선도 시즌 초반같진 않았다. 강민호와 황재균이 여전히 잘 치고 있지만 최준석과 아두치가 주춤했다. 이 와중에 손아섭이 복귀한다.
손아섭은 지난달 26일 오른손목 통증으로 2군행을 자처했다. 16일 배팅훈련을 소화한 뒤 17일 경찰청과의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3타석 2타수2안타를 기록했다. 이종운 감독은 "복귀 준비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이번 주말에는 1군에 올라온다. 손아섭은 시즌초 극심한 타격부진을 겪었지만 어느새 타율이 0.299(7홈런 27타점)다. 합류 자체만으로 타선에는 무게가 실린다. 아두치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아두치, 손아섭은 상대 투수를 괴롭힐 수 있는 정교하고 힘있는 타자들이다. 타선이 좋아지면 마운드에도 자연스럽게 활력이 돌게 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