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엔 없는 드라마'. JTBC 드라마가 '차별화 전략'으로 안방극장 공략에 나선다.
'하녀들'을 시작으로 '순정에 반하다'와 '사랑하는 은동아'까지 금토드라마 라인업을 선보인 JTBC는 하반기에 장르물 2편을 연속 편성한다. 지하경제 세계를 그린 액션 느와르 '라스트'가 7월 말 첫 방송되고, 뒤이어 재난으로 마비된 도시에서 생명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구조대의 활약상을 그린 메디컬 드라마 '디데이'가 9월 전파를 탄다. 현재 방영 중인 '사랑하는 은동아'를 비롯해 이전 작품들이 주로 서정적인 멜로물이었다면, 하반기 선보이는 드라마들은 지상파에서도 시도하기 어려운 이야기와 소재, 거대 스케일이란 점이 눈에 띈다.
30일 서울 상암동 JTBC 사옥에서 열린 드라마국 기자간담회에서 송원섭 CP는 "'지상파에는 없는 드라마'라는 기조 아래 화제성과 웰메이드에 기준을 두고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다"고 편성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송 CP는 "드라마가 시청률로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시청률을 넘어서는 지표가 바로 화제성이라 본다"며 "비록 시청률이 낮더라도 시대정신을 대변하는 드라마가 성공한 드라마라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그간 JTBC는 개국작 '빠담빠담…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 이후 안판석 감독-정성주 작가의 '밀회', '아내의 자격', 비지상파 드라마 최초 시청률 10%를 넘어선 '유재식 상팔자', 사극 '인수대비', 액션물 '무정도시' 등 화제작을 여럿 방영하며 새로운 '드라마 왕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송 CP는 "그동안 방영한 20여 편의 드라마 중엔 성공한 작품도 있고 묻힌 작품도 있지만, 부끄러운 드라마는 하나도 만들지 않았다"고 자부하며 "앞으로도 이러한 기준으로 지상파에 없는 소재와 시대정신을 대변할 수 있는 드라마를 우선적으로 선택해 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작 '라스트'는 강형규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삼았다. 주식작전에 실패해 빈털터리로 쫓기게 된 펀드매니저가 100억원대 지하경제의 실체를 알아챈 후 이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로, 윤계상과 이범수가 호흡을 맞춘다. '라스트'를 총괄하는 박준서 CP는 "원작의 세계관을 가져오되 에피소드를 드라마적으로 재구성하고 웹툰에 없는 비하인드를 새로 추가해 웹툰의 확장판으로 작업하는 중"이라며 "작품이 주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한번 더 곱씹어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스트' 연출은 SBS '추적자'와 '황금의 제국'을 만든 조남국 PD가 맡았다.
김영광, 전소민, 하석진, 김정화 등이 캐스팅된 '디데이'는 서울에 닥친 천재지변을 소재로 다룬다는 점 때문에 최근의 메르스 사태나 세월호 사고 등 국가적 재난 상황을 연상시킨다. 조준형 CP는 "시대정신이란 기조 아래 재난 드라마와 의학 드라마가 맞물리는 구조로 전개될 것"이라며 "평범한 사람들이 힘을 합쳐 재난 상황을 극복해가는 이야기를 통해 인간애와 희망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기획의도를 전했다. 송원섭 CP도 "정부, 정치권, 행정가들이 외면한 재난 상황에서 평범한 영웅들의 이야기를 다룰 것"이라며 "그 상황을 판단하는 건 시청자의 몫이겠지만 요즘 시대의 정서에 기반한 드라마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JTBC 금토드라마는 '사랑하는 은동아'부터 시간대를 1시간 앞당겨 오후 8시 40분 방송되고 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