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아픔을 이겨내야 진정한 프로 선수가 될 수 있다.'
롯데 자이언츠 신예 유격수 오승택에게 시련의 계절이 찾아왔다. 송구 트라우마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아픔은 아무 것도 아니다. 지금까지 야구를 한 날보다 할 날이 더 많은 잠재력 있는 유망주이기에 훌훌 털어버리고 독하게 마음을 먹어야 한다.
오승택은 1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팀이 2-1로 앞서던 8회말 김성욱의 평범한 유격수 땅볼을 잡고 송구 실책을 저질렀다. 공을 잡고 빼는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동작이 나왔고, 마음이 급하다보니 공을 제대로 뿌리지 못했다. 1루수 박종윤이 잡을 수 없는 원바운드 송구가 나왔다. 이 실책이 빌미가 돼 이호준의 역전 2타점 적시타가 나왔다. 9회초 경기를 뒤집으며 4대3 승리를 거뒀기에 망정이지, 오승택은 하마터면 깊은 상처를 받을 뻔 했다. 이 실수가 처음이 아니기 때문. 오승택은 지난달 28일 부산 넥센 히어로즈전에서도 1회초 2사 만루 상황서 평범한 땅볼을 잡고 2루에 악송구를 했다. 힘이 빠진 선발 이상화가 2타점 적시타까지 맞으며 0-0 상황이 0-3으로 돼버렸고, 승기는 초반 상대에 넘어가고 말았다. NC전 실책 후 교체된 오승택은 덕아웃에서 머리를 감싸쥐며 자책하는 모습이 보는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프로야구 선수들을 보면 갖가지 트라우마가 있다. 대표적으로 지금은 군 복무중인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선빈의 뜬공 트라우마가 있다. 신인 시절 플라이 타구를 잡지 못한 것이 화근이 돼 계속해서 뜬공을 처리하는게 두려워지는 것. 오승택도 송구에 어려움을 느낀다. 연습 때는 아무 문제가 없다. 경기 중 긴장감이 올라가는 순간 팔에 힘이 들어가고 송구 방향이 빗나가게 된다.
아직은 자신의 송구에 자신이 없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박빙의 상황, 내 송구가 빗나가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하기 시작하면, 몸이 원하는대로 움직이지 않게 되는 것이다. 내야수라면 '내가 공만 잡으면 무조건 아웃'이라는 생각을 들 정도로 송구는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 아무 생각 없이 몸이 알아서 던지게 해야한다는 뜻. 결국 훈련 뿐이다. 훈련을 통해 떨어진 자신감을 끌어올리고, 기술적으로도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흠뻑 땀을 흘리면 좋지 않은 생각들을 날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오승택은 장타력이 있는 유격수다. 모든 지도자들이 눈여겨볼 수밖에 없는 하드웨어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평소 너무 생각이 많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지난 6월 초 1루수로 출전해 상대 주자가 홈으로 들어가는데도 공을 잡고 멍하니 서있는 플레이에 문책성 2군행 통보를 받기도 했다. 너무 잘하려고 하다 보니 필요 이상의 생각을 하게 되고, 플레이에 혼란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마음을 비우고, 편하게 즐겁게 경기에 임하면 된다. 송구를 못하는 선수라면 답이 없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어깨도 강하다. 지금의 아픔이 오승택의 성장 과정에 좋은 약이 될 수도 있다. 이를 이겨내는 것은 전적으로 본인의 의지와 노력에 달려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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