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고은이 또 다른 변신을 통해 영화팬들을 유혹한다. 늘 새로운 도전으로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던 김고은이 다음 달 개봉 예정인 '협녀, 칼의 기억'(이하 협녀)을 통해 다시 한번 스크린을 점령할 준비를 마쳤다.
'은교'에서 싱그러운 관능의 10대 소녀, '몬스터'에서 동생을 죽인 자를 쫓는 미친 여자, '차이나타운'에서 쓸모 없어 세상에 버려진 아이까지 늘 파격적인 연기 변신으로 주목 받는 충무로의 신성 김고은이 이번 '협녀'를 통해 최초로 사극 액션에 도전하며 배우로서 한 단계 더 도약에 나선다.
'협녀'는 칼이 곧 권력이던 고려 말, 왕을 꿈꿨던 한 남자의 배신 그리고 18년 후 그를 겨눈 두 개의 칼. 뜻이 달랐던 세 검객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을 그린 액션 사극이다. 이 작품에서 김고은은 부모의 원수를 갚아야 하는 숙명을 타고난 홍이 역을 맡았다.
말을 떼기도 전에 부모를 잃고 스무 살이 되면 부모의 원수를 갚고 말겠다는 일념 하나로 살아온 홍이는 월소 밑에서 검술을 익히는 여검객이다. 이를 위해 김고은은 6개월이 넘는 긴 시간 동안 혹독한 액션 연습에 나섰다. 검술 액션, 와이어 액션, 수중 촬영까지 해야 했지만 힘든 내색 없이 촬영에 임했고, 대역을 쓰는 것에 아쉬움이 컸던 김고은은 검과 손이 하나가 되는 느낌이 들 때까지 고난도 액션을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는 후문이다.
때문에 검을 휘두르다 부상을 당해 손가락이 부어오르기도 했지만 그는 "이것도 연기의 일부라고 생각한다"고 의연함을 보였다. 또 절절한 감정 연기에 있어서도 탁월한 집중력을 발휘해 순식간에 홍이에 녹아 드는 모습을 보여 주위를 놀라게 만들었다.
이에 메가폰을 잡은 박흥식 감독은 "이병헌과 전도연에 필적할 만한, 나이는 어리지만 에너지가 있는 배우는 김고은이 유일했다"며 "그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매력에 홍이를 덧입혔고, 김고은의 노력이 합쳐져 지금의 매력적인 캐릭터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함께 연기한 이병헌은 김고은에 대해 "촬영하면서 여러 번 놀랐다. 동물적인 감각으로 연기를 한다. 굉장히 크게 발전할 수 있는 배우라 생각한다"고 말했고 전도연 역시 "연기에 대한 욕심이나 자세 등 어리지만 큰 자극이 되는 친구다.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는 기질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며 아낌없는 칭찬을 쏟아냈다. 두 한국 대표 배우들에게 극찬을 받은 김고은, 그가 '협녀'를 통해 다시 한 번 충무로를 점령할 수 있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