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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앞둔 차두리 K리그 데뷔골, 자신과의 약속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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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리(35·FC서울)가 3시즌 만에 K리그 데뷔골을 터뜨렸다.

차두리는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의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2라운드에서 팀이 0-1로 뒤지던 전반 47분 오른발슛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아크 정면의 고요한에서 시작된 패스가 페널티킥 지점에 서 있던 정조국에게 연결됐고, 정조국의 왼발슛이 신화용에 몸에 맞고 나온 사이 문전 쇄도하던 차두리가 밀어 넣으며 1-1 동점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이날 득점은 차두리가 2013년 서울에 입단해 K리그에 데뷔해 3시즌(69경기 7도움) 만에 터뜨린 첫 득점이다. 정식 경기에서는 셀틱(스코틀랜드) 시절인 지난 2012년 4월 22일 마더웰전 이후 3년 2개월여 만에 터진 득점이다.

올 시즌 현역 은퇴를 선언한 차두리에겐 뜻깊은 득점이다. 13년 간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했다. 공격수로 데뷔했지만, 독일 분데스리가의 '갈색 폭격기'로 군림했던 아버지 차범근 전 감독의 그림자가 컸다. 2006년 마인츠 입단 후 수비수로 변신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차두리는 "아버지의 골에 환상이 있었다. 하지만 빠르다보니 찬스는 많이 생겼지만 골을 못 넣으니까 부담과 압박감이 있었다. 경기가 재미없어지면서 두려웠던 시간이었다. 수비로 전환하면서 골은 안 넣어도 되니 큰 부담이 덜어졌다. 물론 수비도 골을 안 먹어야 하지만 골을 넣는 것보다 안 먹는 것이 더 편했다"고 수비수 전환의 이유를 밝혔다. 오른쪽 측면 풀백으로 변신한 차두리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허정무호의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에 힘을 보탰고, 셀틱으로 이적하며 전성기를 보냈다. 2015년 호주아시안컵에서는 슈틸리케호의 준우승을 이끈 최고참으로 활약했다. 호주아시안컵 뒤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남은 열정을 FC서울에서 모두 풀어내기로 한 그에게 마지막 퍼즐은 '골'이었다.

차두리는 "매년 1골씩은 넣었는데, 서울에 오고나서 유독 골이 안 들어가더라. 골대를 맞고 나오기도 하고. 그래도 끝나기 전에 1골을 넣고 싶은 심정"이라고 마지막 목표를 세운 바 있다. 포항전에서 드디어 자신과의 다짐을 완성했다. 포항전 득점은 차두리의 축구인생에 뜻깊은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