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표향 기자] 최근 MBC 예능이 다시 호황기를 맞았다. '복면가왕'과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방송가의 화제를 주도하는 가운데 기존 프로그램들까지 시너지를 받으며 전체적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예능 트렌드를 선도해온 MBC의 저력이 살아나는 분위기다.
MBC 예능은 곧 '일밤'으로 통한다. 그만큼 '일밤'이 지닌 상징성이 크다. 최근의 상승세도 '일밤'의 부활로부터 시작됐다. 육아 예능의 난립으로 고전하던 '아빠 어디가 시즌2'와 2~3%대 시청률로 10회 만에 폐지된 '애니멀즈' 후속으로 투입된 '복면가왕'이 '일밤'의 부진을 끊어냈다. '복면가왕'은 명절 특집용 프로그램이 아니겠냐는 우려를 불식시키며 단숨에 인기 프로그램으로 떠올랐다. 지난 4월 5일 시청률 6.1%(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출발해 5월 31일 방송에서 처음 두 자릿수 시청률로 올라섰고, 최근에는 연일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하며 10% 중반대까지 상승했다. 화제성은 동시간대뿐만 아니라 예능가 전체에서 압도적이다. 4연속 가왕에 오른 복면가수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의 타이틀 방어전와 새로운 복면가수들의 도전기가 새로운 관전 포인트로 작용하며 끊임없이 화젯거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복면가왕'으로 재조명 받은 인물들은 토크쇼나 라디오 프로그램의 게스트로 출연하며 맹활약 중이다. 1, 2대 가왕에 오른 f(x) 루나와 반전의 주인공 육성재, 가희, MC 김성주, 연예인 판정단 김형석은 '라디오스타'에 게스트로 나왔고, MBC 라디오 '두시의 데이트'에도 '복면가왕' 출연자 장혜진, 진주를 비롯해 신봉선, 김형석 등이 찾아왔다. 이들이 털어놓은 '복면가왕' 뒷이야기도 화제에 오르면서, 다시 '복면가왕'의 화제성을 배가시키는 역할을 했다. 서로 시너지를 만들어낸 셈이다.
당초 '복면가왕'은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 SBS 'K팝스타4'의 종영 이후 편성되는 방안이 논의됐으나, MBC 예능국은 선점 효과를 노리기 위해 'K팝스타4'의 준결승전이 열리는 날 첫 방송을 내보내는 강수를 띄웠다. 결과적으로 전략은 주효했다. 'K팝스타4' 종영 직후 '복면가왕'의 시청률(9.1%)이 직전(5.7%)보다 3.4% 포인트 뛰어올랐다.
MBC 예능은 예능가의 산파 역할도 하고 있다. '백주부'와 '백선생'으로 불리는 '예능 대세' 백종원도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발견했다. 백종원이 출연 중인 tvN '집밥 백선생'도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빚을 졌다. '집밥 백선생' 연출자 고민구 PD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 파일럿 방송에서 백종원을 눈여겨봤다가 섭외를 성사시켰다.
안정적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효자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도 새 얼굴 발굴에 적극적이다. 게스트 코너 '무지개 라이브'를 통해 여러 싱글 연예인들의 매력을 끄집어냈다. 하석진은 기계에 대한 지식과 남다른 관심으로 '공대 오빠'라 불리며 '뇌섹남'으로 주목받았다. 팬들만 알고 있던 '혼자놀기의 달인' 김동완, 최근 예능가를 종횡무진하고 있는 황석정도 '나 혼자 산다'가 찾아낸 대표적인 새 얼굴이다. 더 멀리는 장미여관 육중완, 강남 등이 있다.
최근 MBC 예능의 성과는 신선한 포맷과 과감한 실험성, 귀신 같은 섭외력 등 3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한 방송 관계자는 "포맷이나 내용 면에서 선도적인 프로그램이 인기몰이를 하면 다른 프로그램들에까지 긍정적 영향을 미쳐서 새로운 콘텐츠 찾는 데 자극제가 된다"며 "다만 프로그램이 안정기에 접어들고 유사 프로그램이 등장했을 때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한 끊임없는 혁신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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