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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 정의 부활, 판도변화의 태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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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 SK는 다소 부진했다.

'삼성을 견제할 전력을 갖춘 팀'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물론 최근 SK의 성적과 전력을 감안하면 다소 과대평가된 말이었다.

투타의 전력은 충분히 위력적이었지만, 기나긴 페넌트레이스에서 수많은 변수가 있다. 특히 시간이 필요한 팀의 응집력과 조직력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많았다. 2012년까지 SK는 최강의 면모가 있었지만, 지난 두 시즌 4강에서 탈락한 SK였다.

SK는 전반기 6위로 마감했다. 좋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선두를 위협할 수 있는 전력은 아니었지만, 기대 이하인 것은 사실이었다. 41승2무39패. 다행인 점은 5위 한화를 1.5게임 차, 가시권에 뒀다는 점. 게다가 1위 삼성과의 승차도 6.5에 불과하다는 점이었다.

결국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첫 스타트가 매우 중요해졌다. SK는 전반기, 기본적으로 타격의 응집력이 좋지 않았다. 타선 자체에 폭발력이 많이 떨어지면서, 마운드의 부담으로 다가왔다. 결국 투타의 밸런스가 흐트러지는 부작용이 생겼다. 시즌 초반 합류하지 못한 최 정의 공백이 매우 컸다. 댄 블랙이 합류, 전체적인 타선이 좋아지면서 팀 전력 자체가 급상승한 kt의 예처럼, SK 입장에서 최 정의 공백은 단지 믿음직한 3번 타자 하나가 없어졌다는 의미 이상이었다.

전체적인 타격 응집력이 떨어진 가장 큰 이유였다.

하지만 최 정이 돌아오면서 SK는 조금씩 타선의 틀을 갖추기 시작했다.

SK는 21일 인천 두산전에서 9대4, 대승을 거뒀다. 초반 터진 3개의 홈런포로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3회까지 7-0으로 리드, 선발 크리스 세든의 부담을 덜어줬다. 결국 호투로 이어졌다.

2회 터진 김성현의 스리런 홈런과 3회 나온 정상호의 투런포는 값졌다. 하지만 가치만을 놓고 따지면, 1회 최 정의 투런 홈런포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고 있는 형국. 두산은 1회 1사 만루 찬스를 무위로 날려버렸다. 그리고 SK는 곧바로 선두타자 이명기가 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이때 조동화가 두 차례의 희생번트 실패로, 삼진 아웃.

분위기 자체가 요동치는 순간이었다. SK가 1회 득점하지 못했다면, 세든의 컨디션을 고려할 때 SK는 고전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최 정의 홈런포가 이런 미묘한 분위기를 일거에 날려버렸다. 결국 기선을 제압했고, 분위기 자체를 완벽하게 SK 쪽으로 끌고 왔다. 최 정이 가진 힘이 투런포로 오롯이 발현됐다.

후반기 SK는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후반기 판도에 가장 큰 변수가 SK다. SK는 전반기 팀 방어율 1위 팀이다. 즉, 투수력 자체는 선발과 뒷문이 조화롭다. 언제든지 치고 올라올 수 있는 힘을 지녔다는 의미다. 여기에 타선의 폭발력이 업그레이드된다면, 5강 싸움 뿐만 아니라 선두권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이날 터뜨린 최 정의 '반전포'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 올 시즌 프로야구 판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변수이기 때문이다. 인천=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