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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래터 회장이 사퇴를 발표한 그 날, 지구촌 축구계는 한반도를 주목했다. 정 회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 회장은 1994년 FIFA 부회장에 당선되며 국제 축구계에 등장했다. 그러나 '야당'이었다. FIFA 사무총장에 이어 1998년 축구 대권을 잡은 블래터 회장과도 길이 달랐다. 철저하게 '반 블래터' 노선을 걸었다. 결국 그도 블래터의 거대한 카르텔을 넘지 못했다. 2011년 1월 FIFA 부회장 5선 도전에 실패한 후 국제 축구계에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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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은 그동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뉴질랜드 20세 이하 월드컵 결승전, 캐나다 여자월드컵 결승전을 차례로 관전하며 보폭을 넓혔다. 베를린에선 유력한 FIFA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미셀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을 만났다. 그동안 소원했던 국제 축구 관계자들과도 만나 허심탄회하게 FIFA 개혁 방안을 논의했다. 그리고 출마로 방향을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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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으로도 '실보다 득'이라는 판단이 선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축구계와 이별하면서 정치에 전념하겠다고 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현역 최다선인 7선에 성공했다.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분류됐다. 그러나 지난해 '대권 교두보'였던 서울시장 선거에서 낙선하며 수며 아래로 가라 앉았다. 어느덧 1년이 훌쩍 흘렀다. '잠룡'의 무늬도 희미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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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정치적인 계산을 떠나 FIFA 회장 선거에 도전할 수 있는 것만으로 영광이다. FIFA 회장은 '지구촌 축구 대통령'이다. 그 힘은 상상을 초월한다. 블래터 회장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 데는 이유가 다 있다. 하지만 블래터 회장은 그 권력의 덫에 걸렸고, FIFA는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정 회장의 도전에는 명분이 있다. 국제 축구계에서 '닥터 정'으로 통하는 그는 폐쇄적인 구조의 FIFA와 철저하게 평행선을 걸었다. FIFA 개혁파의 한 축이었다. 실추된 FIFA의 명예를 회복하는 데 적임자다.
그러나 실질적인 경쟁자는 따로 있다. 가장 두려운 적은 역시 블래터 회장이다. '수렴청정'을 위해 어떤 식으로든 자기 사람을 후보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플라티니 회장도 강력한 주자다. 아직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5월 FIFA 회장 선거에서 블래터 회장에게 도전장을 낸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도 재출마 가능성이 점쳐진다.
결국 누가됐든 합종연횡이 불가피하다. FIFA 개혁의 기치를 내걸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임기를 놓고 타협점을 찾을 경우 누구와도 손을 잡을 수 있다. 정 회장의 마지막 승부가 시작된 듯 하다.
스포츠 2팀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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