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뛸 수 있는 선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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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현재 팀 내 도루 1위는 유격수 김하성(11개)이다. 고종욱이 10개로 2위, 대주자 전문 요원 유재신이 6개로 그 뒤다. 이날까지 치른 89경기에서의 팀 도루는 50개. 이 부문 1위 NC(140개)와 무려 90개 차이가 난다. 넥센은 SK(55개), 한화(56개)와 더불어 리그 평균 도루 개수(76개)를 깎아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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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은 원래 뛰는 팀이 아니었다. 2011년(99개)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100도루를 넘지 못한 '느림보 군단'이었다. 그러다가 염 감독이 주루코치를 맡은 2012년부터 야수들의 유니폼이 지저분해지기 시작했다. 상대 배터리의 빈틈만 보이면 베이스를 훔치곤 했다. 결국 그 해 넥센은 팀 도루 179개라는 반전을 만들어냈다. 코칭스태프와 야수들이 상대 투수의 습관, 배터리의 볼배합 등을 치밀하게 연구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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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해는 뛰는 선수가 드물다. "상대가 전광판을 봤을 때 '언제든 뛰겠구나' 하는 선수가 3명은 있어야 한다"는 염 감독의 지론은 소망일 뿐이다. 서건창은 무릎 부상으로 한 동안 엔트리를 비웠다. 이택근도 최근에서야 손목 부상을 털고 1군에 합류했다. 이처럼 실종된 발야구는 자원 자체가 없는 탓이다. 부상이라는 변수가 팀 색깔도 바꿔 놓았다.
그래도 뛰어야 산다. 도루 시도 자체만으로 상대 투수와 포수에게 주는 부담감은 상당하다. 두산 김태형 감독도 시즌 초 "무조건 뛰라는 얘기는 아니다. 이닝, 점수 차 등 상황을 봐가면서 스타트를 끊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시도 자체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이 팀은 무조건 뛴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하는데 그 부분이 아쉽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팀 홈런 1위(122개)에 빛나는 넥센 타선에 필요한 것도 이 부분이다. 상대 배터리와 벤치에 '장타 경계령'만 내려서는 안 된다. 언제든 뛰겠다는 두려움을 심어줘야 한다. 카운터펀치가 아닌 잽을 사용해 상대를 핀치로 몰아 넣을 줄 알아야 한다. 그럴수록 실투는 늘어나고, 넥센이 자랑하는 지뢰밭 타선이 연쇄적으로 터질 공산도 크다.
넥센은 영화 어벤져스의 영웅처럼 압도적인 공격력을 뽐낸다고 해서 '넥벤져스'라고 불린다. 1번부터 9번까지 장타 능력을 두루 갖춰 스몰볼이 유행하던 프로야구의 색깔을 바꿨다는 평가도 듣는다. 그러나 뛰지 않는 '넥벤져스'는 위압감이 줄어 들 수밖에 없다. 타 팀 투수들도 "넥센 타선은 여전히 무섭다. 그런데 올해는 뛰는 선수가 적어 그나마 살 것 같다"는 말을 종종 한다.
염 감독도 "벤치에서 사인을 내도 선수들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주춤거리는 경우가 많다. 서건창도 처음에는 도루를 잘 하는 선수가 아니었지만, 실패를 통해 스킬이 늘었다"며 "지금 어린 선수들도 시도 자체를 많이 해야 한다. 죽어봐야 도루도 잘 하게 된다"고 말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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