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롯데는 소중한 보물 둘과 인연을 맺고 있다. 외국인투수 린드블럼(29)과 신인 박세웅(20)이다. 린드블럼은 팀 에이스로 롯데의 현재를 책임지고 있다. 박세웅은 롯데의 미래다. 박세웅은 25일 KIA전에서 꿈에 그리던 첫승을 품에 안았다. 치열한 순위싸움이지만 롯데에 큰 과제가 떨어졌다. 어떻게든 린드블럼은 잡고, 박세웅은 키워야 한다.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린드블럼은 올시즌 레일리(27)와 함께 효자 용병으로 불린다. 9승5패에 평균자책점 3.60, 잘 던지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퀄리티 스타트는 13차례(전체 3위)나 된다. 레일리도 6승5패에 평균자책점 3.69로 준수하지만 그래도 에이스는 린드블럼이다. 롯데가 위기에 처했을 때 기댈 언덕은 늘 린드블럼이었다.
최근 메이저리그 시애틀의 극동담당스카우트가 넥센-롯데전을 보기위해 부산 사직구장을 찾았다. 두 명의 선수만 집중 체크한 것으로 알려졌다. 넥센 홈런타자 박병호와 롯데 선발 린드블럼이었다. 린드블럼은 언제든지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다. 롯데가 큰 맘먹고 오랜기간 공을 들여 영입했다. 메이저리그는 린드블럼 본인의 도전의사가 가장 중요하다. 현실적으로는 머니 게임을 앞세운 일본구단들의 영입 공세가 연말부터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 구단은 린드블럼과 인간적인 유대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야구 외적인 부분까지 세심하게 살핀다. 가족들에 대한 집중케어와 지원은 기본이다. 내년 시즌 재계약 가능성을 높이려는 포석이다.
박세웅은 25일경기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첫승을 따냈다. 7연패 끝에 안은 감격 승리였다. 12차례 선발등판, 8차례 구원등판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박세웅은 성장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신생팀 kt 소속으로 퓨처스리그에서 9승3패를 거둬 북부리그 다승왕이 됐다. 시범경기 맹활약을 거쳐 올초 kt에서 롯데로 트레이드돼 또다시 관심을 받았다. 박세웅은 린드블럼을 제외하고 롯데에서 가장 빠른 볼을 뿌린다. 최고시속 149㎞의 강속구와 140㎞대의 고속 슬라이더를 갖췄다.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힘배분을 해도 140㎞대 중반의 패스트볼을 꽂을 수 있다. 1m83, 70㎏ 초반의 슬림한 몸매지만 고탄력이다. 박세웅은 최근 한창 체격을 키우는 중이다. 체중이 불고 근골이 더 커지면 스피드도 향상된다. 타 팀 감독들도 박세웅의 자질만은 높이 평가한다. 다만 시즌 중 갑작스런 트레이드, 중간과 선발을 오가면서 약간의 정신적 혼란을 겪었다. 첫 승이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롯데 고위관계자는 "박세웅은 20세에 불과하다. 저 나이에 저렇게 씩씩하게 던지는 것만도 대단하다. 성장을 위해 구단도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즌은 이제 중반을 넘어 종반으로 치닫고 있다. 롯데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리빌딩도 염두에 둬야 할 때가 됐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