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고 신나게.'
세계 최초로 한 시즌에 한·미·일 여자프로골프 투어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거머쥔 전인지의 대기록 달성 비결은 마음 가짐이었다. 전인지는 26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대기록이) 그렇게 실감 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선수로서 한·미·일 메이저대회를 동시 석권한 값어치는 말로 설명할 수 없을만큼 크다고 생각한다. 정말 값진 한해를 보내고 있다"며 기뻐했다. 이어 그는 "오늘도 1번홀 티샷 전에 '즐겁게 신나게'라고 쓴 메모를 읽었다"고 소개했다. 우승의 비결이었다. 전인지는 앞서 일본여자프로골프 메이저대회인 살롱파스컵과 미국여자프로골프투어 US여자오픈 때도 같은 메모를 적어두고 심적으로 흔들릴 때마다 '즐겁고 신나게'라는 문구를 잃었다.
하지만 매 대회마다 침착하고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전인지도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떨리기는 했나보다. 잇따른 강행군에 컨디션이 썩 좋지는 않았다. 또 1만5000여명의 갤러리가 지켜보고 있어 부담감도 컸었다. 그는 "오늘 날씨가 굉장히 덥고 습했다. 플레이하는데 손에 땀이 많이 났다. 그래서 13번홀부터는 감에 의존해 스트로크를 했다. 17번홀에서 짧은 파퍼트를 놓쳐서 18번홀 버디 퍼트에서는 정말 떨었다. 그래도 캐디가 '이걸 넣으면 아이스크림 사주겠다'고 말해 긴장감이 풀어졌다"면서 "응원하시는 분들이 많아 살짝 부담도 됐지만 많은 갤러리가 찾아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3대 투어 메이저 석권과 동시에 메인 스폰서가 주최한 대회에서 정상에 서 우승의 의미도 남달랐다. 국내에서 좋은 기운을 받고 30일부터 스코트랜드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에 출전하게 됐다. 그는 "메인 스폰서 대회에서 우승해 정말 좋은 기운을 가지고 간다. 브리티시오픈을 따로 준비할 시간은 없었지만 응원하는 팬들을 위해 좋은 소식을 들려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올시즌 세운 목표를 다 이뤄낸 전인지는 이제 남은 시즌을 더욱 즐길 수 있게 됐다. 또 다른 목표도 생겼다. 상금왕과 대상이다. "난 22세의 골퍼 전인지다. 앞으로 더 큰 목표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자만하지 않고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계속 노력한다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오랫동안 투어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 올해 목표를 다 달성했기 때문에 앞으로 즐겁고 신나게 경기를 하면 상금왕이나 대상 같은 타이틀도 따라올 것 같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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