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좋은데 대체 누가 부른 거야?"
최근 스트리밍으로 차트 100위 안에 오른 노래들을 틀어놓다 보면 유독 이런 반응을 얻는 곡이 있다. 차트 100위에 오른 곡이라고 하면 빅뱅이나 원더걸스 처럼 유명 가수의 노래이거나 혁오, 자이언티 등 최근에 이슈가 된 가수들의 곡이 대부분인 만큼 어지간한 노래는 귀에 익숙해진 상태다. 그러 가운데 대중의 귀를 사로잡는다면 분명 노래가 아주 좋다는 얘기다.
노래만으로 대중의 귀를 사로잡고 있는 주인공은 걸그룹 티아라다. 티아라라고 하면 지난 2012년 '왕따 논란' 이후 대중의 관심에서 사실상 멀어진 그룹이다. 그리고 티아라가 신곡을 발표한다고 해서 대중은 그녀들의 노래를 귀담아 듣지 않아 왔다.
그런 티아라가 3년 만에 다시 한번 비상을 준비 중이다. 그동안 대중의 오해를 풀기 위해 자숙의 시간을 보낸 것을 비롯해 여러 인터뷰를 통해 당시의 상황에 대한 진실을 알렸지만 한번 닫힌 대중의 마음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오히려 활동을 할수록 악플의 강도는 더 세지기만 할 뿐이었다.
그런만큼 대부분이 티아라의 전성기는 지났다고 평가했지만 티아라는 신곡 '완전 미쳤네'로 모처럼 인기 걸그룹으로서의 이름값을 하고 있다. 지난 4일 각종 음악사이트에 공개된 '완전 미쳤네'는 일주일이 지난 10일 오후 2시 현재 소리바다 실시간 차트 13위를 비롯해 올레 27위, 엠넷 42위, 벅스 49위, 몽키3 46위 등 대부분 톱50를 지키고 있다. 특히 최대 음악사이트로 알려진 멜론에서는 실시간 차트 61위로 크게 밀려나지 않은 형상이다.
'톱50에 노래가 있는게 뭐 잘한거냐'고 말을 할 수도 있지만 가수가 티아라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실제로 티아라가 지난해 발표했던 '슈가 프리'의 경우는 제대로 평가를 받아보지 못한 채 공개하고 오래지 않아 100위 권 밖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대중의 외면을 받던 티아라가 다시금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는 노래가 꼽힌다. 가요계의 한 관계자는 "대중은 여전히 티아라 노래라고 하면 무조건 외면을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가운데도 차트 중위권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결국 노래가 좋았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발표한 '슈가 프리'가 EDM 계열의 트렌디한 노래였다면 이번 '완전 미쳤네'의 경우는 과거 티아라가 가장 많이 사랑을 받았던 '롤리폴리'에서 들려주었던 '뽕끼'가 적절히 섞여있어 귀를 사로잡는다"고 전했다. 이어 "결국 티아라가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음악적 컬러로 대중의 편견을 어느 정도 극복해 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완전 미쳤네'는 히트작곡가 용감한형제의 작품으로 펑키한 리듬과 흥겨운 멜로디에 어깨가 절로 들썩이는 신나는 댄스곡이다. 티아라 특유의 중독성 강한 멜로디 라인이 돋보인다. 또 함께 공개된 뮤직비디오에는 티아라 멤버들의 능청스러운 연기력이 빛났다.
음원 성적이 보여주듯이 실제로도 대중의 시선이 많이 누그러진 상태다. 소속사인 MBK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노래에 대한 평가보다는 '무조건 티아라라서 싫다' 식의 악플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활동에는 악플이 많이 줄어든 상태"라며 "한 발 더 나아가 심심치 않게 응원을 하는 댓글까지도 눈에 띌 정도로 분위기가 많이 바뀐 상태다"라고 전했다.
그동안 대중의 싸늘한 시선에 풀이 많이 죽어있던 멤버들 역시 '완전 미쳤네'에 대한 호평에 조금씩 힘을 내고 있다. 실제로 노래가 공개된 뒤 각 음악사이트 상위권에 랭크되자 멤버들은 "1%의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차트 100위 안에 든 것 만으로도 엄청 감사드린다. '롤리폴리'처럼 신나는 무대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무대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사실 이번 앨범은 갑작스럽게 준비돼 발표됐다. 소속사 측은 "잡혀있던 중국 스케줄을 뒤로 미루고 서둘러 발표했다. 그만큼 국내 팬들을 하루라도 빨리 만나고 싶은 멤버들의 의욕이 많았다"며 "티아라 멤버들의 진심이 이번 활동을 통해 팬들에게 어느 정도 전달되는 것 같아 기쁘다. 8월에는 국내 활동에 집중한 뒤 9월에는 미뤄두었던 중국 스케줄을 소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