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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은 2003년 시즌 마지막 133번째 경기에서 극적으로 56홈런을 때려냈다. 당시 한시즌 아시아 최다홈런 기록은 일본의 왕정치와 타피 로즈, 알렉스 카브레라 등 3명이 갖고 있던 55개였다. '국민타자' 이승엽이 그해 후반기 들어서도 끊임없이 홈런포를 쏘아올리자 팬들은 한국은 물론 아시아신기록까지 세워지기를 기대하며 잠자리채를 들고 삼성 경기를 지켜봤다. '잠자리채' 열풍은 이승엽만이 연출해 낸 풍속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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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이승엽은 어땠을까. 올해 박병호와는 조금 다른 양상이었다. 그해 4월 6홈런으로 시즌을 시작한 이승엽은 5월에는 15개의 홈런을 때리며 월간 최다홈런 타이기록을 세웠다. 6월에도 14개의 아치를 그리며 페이스를 이어갔고, 7월에는 14경기에서 6개를 때려냈다. 그러나 이승엽은 8월 시작과 함께 11경기 연속 침묵했다. 체력적, 심리적 부담과 상대팀의 강력한 견제가 작용했다. 그러나 8월 14일 홈런포를 재가동한 이승엽은 9월 10일까지 22경기에서 12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시즌 53호째를 기록했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한 시즌 최다 기록에 1개, 아시아 최다 기록에 2개를 남겨놓은 상황. 이승엽은 또다시 부진했다. 그가 54홈런을 때린 것은 9경기만인 9월 21일 대구 LG 트윈스전이었다. 그리고 나흘 뒤인 25일 광주에서 KIA 타이거즈 김진우를 상대로 55홈런포를 쏘아올렸다. 당시 시즌 남은 경기는 6경기. 아시아 최다기록은 시간문제인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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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자기 페이스를 잘 유지하고 있는 박병호도 기록 달성이 가시권에 들어오면 평정심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승엽은 2003년 43호 홈런을 8월 19일 시즌 97번째 경기였던 대구 SK 와이번스전에서 기록했다. 같은 홈런수에 따른 경기수를 비교하면 올시즌 박병호가 11게임을 더 치렀다. 올해 페넌트레이스는 2003년 133경기보다 11경기가 많은 144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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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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