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KBO리그를 흥분시킨 선수를 꼽으라면 한화 투수 에스밀 로저스를 빼놓을 순 없을 것이다. 8월 1일 입단 이후 4경기 등판에서 두차례 완봉을 포함한 3경기 완투. 3승에 평균자책점 1.31의 좋은 성적을 자랑하고 있다. 로저스의 피칭을 한국에서 활동하는 일본인 코치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그들에게 로저스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다.
먼저 포수의 시선. 한화 후루쿠보 겐지 배터리코치(51)는 로저스에 대해 묻자 만면에 웃음을 띄며 "좋지요"라고 말했다. 후루쿠보 코치는 "포수 입장에서 보면 로저스는 아주 편하게 리드할 수 있는 투수"라면서 "컨트롤이 좋고 주자가 있을 때 높은 코스의 빠른 직구로 압도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힘을 뺄 수 있는 상황에서는 가볍게 던지기 때문에 스태미너를 9회까지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똑똑해서 수비수까지 신경쓰는 넓은 시야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또 22일에 로저스와 대결한 KIA 나카무라 다케시 배터리코치(48)도 로저스를 "포수들이 볼땐 고마운 투수"라며 후루쿠보 코치와 비슷한 표현을 했다. 나카무라 코치는 "로저스가 수비를 못하면 번트작전에서 흔들릴 수도 있는데 수비도 잘한다. 22일은 첫 대결이었지만 데이터를 수집하고 계속 만나더라도 치기 어려운 투수로 보인다. 위기상황에서도 차분하고 약점이 거의 없다. 공략법은 아무래도 리듬이 빠른 투수니까 그걸 무너뜨려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 타자입장에서는 어떨까. 한화 쇼다 고조 타격코치(53)는 "로저스는 직구와 변화구의 팔 스윙이 똑같아서 치기 어렵다. 팔이 늦게 나오는 느낌이 있는데 공을 길게 가지고 나오니까 타자에게는 위압감을 준다. 예전 요미우리에 루이스 산체스라는 마무리투수가 있었는데 그가 떠오른다. 산체스는 컷패스트볼이 없었지만 로저스는 떨어지는 컷패스트볼이 있어 산체스보다 더 치기 힘든 투수인 것 같다"고 후한 평가를 내렸다.
한화 니시모토 다카시 투수코치(59)는 투수의 시선에서 볼때 "다르빗슈 유(텍사스)나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처럼 주자가 있을 때 막아낸다는 점이 일류 투수의 증거"라고 극찬했다. 니시모토 코치는 "로저스는 9회에도 154㎞ 강속구를 던질 수 있어 믿음직스럽다"며 "그만큼 많은 연봉을 받고 있으니 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좋은 피칭의 배경에는 포수도 한몫 한다. 조인성이 타자의 특징을 잘 파악하고 볼 배합을 잘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화는 올시즌 31경기가 남아 로저스는 앞으로 약 7회 정도 등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로저스는 일본인 코치들의 평가대로 좋은 활약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까. 아니면 타자들이 역습에 나설까. 순위 싸움과 함께 흥미로운 부분이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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