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대전구장. 삼성 류중일 감독이 덕아웃에 모습을 드러냈다가 이내 외야에 있는 불펜으로 향했다.
장필준이 불펜피칭을 한다는 얘기에 "한번 보자"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약 10여분이 지난 뒤 다시 덕아웃으로 온 류 감독은 "직구는 힘있게 뿌리는 것 같다"며 간단히 장필준의 피칭을 처음본 소감을 말했다.
이어 류 감독은 "장필준과 정인욱 중에 한명을 일요일 경기(30일 대구 LG전)에 선발로 낼 것인데 고민이 된다"라고 했다.
삼성은 현재 1선발인 외국인 투수 피가로가 빠져있다. 어깨 피로를 호소해 1군에서 제외된 상태다. 원래 26일 한화전에 '땜빵' 선발이 필요했지만 25일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는 바람에 필요없게 됐지만 대신 일요일 경기에 선발이 필요하게 됐다. 당초 26일 경기의 선발은 정인욱으로 내정돼 있었지만 일요일 경기는 다르다. 새로운 선발 후보 장필준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택이 쉽지는 않다. 류 감독은 "부진과 부담이라는 문제가 있다"라고 했다.
일단 정인욱은 1군에 올라와서 성적이 그리 좋지 않다. 정인욱은 상무에서 제대해 올해 5선발 후보로 거론됐던 인물. 하지만 구속이 올라오지 않아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고, 구속을 높이던 중 어깨 통증이 와서 잠시 재활을 하기도 했다. 지난 14일 광주 KIA전서 1군에 올라오자 마자 선발 등판했지만 3이닝 동안 6안타 9실점으로 좋지 않았고 이후 세차례 구원 등판에서도 그리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장필준은 프로 데뷔 첫 경험이 선발이라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될 수 있다는 점이 낙점을 주저하게 한다.
장필준은 천안북일고 시절 고교무대를 평정했던 에이스다. 당시 라이벌이 김광현(SK) 양현종(KIA) 임태훈(두산) 등이었다. 장필준은 2008년 미국 LA 에인절스에 입단했다가 2012년 방출돼 한국으로 돌아왔고,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순위로 삼성에 입단했다. 지난 2013년 12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아 줄곧 재활을 해왔다. 지난달 10일 한화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등판하며 실전에 투입되기 시작했고, 25일 드디어 1군에 올라왔다.
류 감독은 "아무리 고교 때 잘던졌던 투수라고 해도 프로 데뷔 첫 경기를 선발로 나온다는 건 부담이 클 것이다"라고 했다.
그렇다고 둘 다 선발로 대기시킬 수는 없다. 시기적으로 선발로 나오기 위해선 중간계투로 등판할 수가 없다. 투수가 한명이라도 더 있어야 하는 상황이기에 둘 중 한명은 중간으로 써야한다.
류 감독은 "빨리 결정할 것이다"라고 했다. 땜빵 선발이기 때문에 초반부터 불펜진을 가동한다고 생각하면 투구수는 문제되지 않는다. 짧은 이닝이라도 잘 막아주기만 하면 된다. 류 감독의 낙점을 받을 투수는 누가 될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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