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과 추석 뿐 아니라 기념일 선물로 많이 활용되는 상품권의 발행일 표기와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백화점·대형마트 상품권의 경우 발행일 표시를 제대로 하지 않아, 소비자들이 5년의 유효기간 경과를 몰라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것. 유효기간이 지나서 사용이 불가능한 상품권 규모가 올해에만 무려 1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3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시민권익센터가 백화점·대형마트 상품권의 표시현황과 이용약관을 조사한 결과, 현대백화점 상품권을 제외한 모든 상품권의 유효기간은 상법에 따른 상사채권 소멸시효와 동일한 5년이었다. 즉, 5년 동안 자유롭게 사용이 가능하지만 유효기간이 지나면 사용 자체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상품권 발행주체인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발행일을 명시해야 한다.
그러나 롯데쇼핑과 신세계, 홈플러스는 이용약관 상의 유효기간은 5년임에도 실제 상품에는 상품권 발행일을 표기하지 않았다. 현대백화점 상품권은 유효기간 자체를 폐지한 만큼 발행일 표기를 하지 않았다.
경실련 측은 "상품권에 발행일 표시가 없을 경우 소비자들이 언제든 사용 가능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계약서에 해당하는 약관상에는 5년의 유효기간이 존재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사용이 실제 제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상품권 발행업체들은 모든 상품권을 일련번호로 관리하고 있어 발행일을 확인 등의 관리가 가능해 5년이 지난 상품권을 소비자가 사용할 경우 업체가 약관상 유효기간을 근거로 사용을 거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롯데쇼핑·신세계·홈플러스의 상품권은 5년이 지나면 사용권이 소멸되고, 결국 5년이 지나도록 사용되지 않은 상품권은 이들 발행업체로 귀속된다.
경실련이 상품권 낙전수입(落錢收入)에 대해 조사한 결과, 올해에만 96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상품권 관리 제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가능성도 있다.
경실련은 "소비자 피해와 분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상품권에 발행일을 명확하게 표기하거나 이용약관에 유효기간 및 소멸시효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안전한 상품권 사용을 보장하고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상품권이 실제 화폐와 다를 바가 없음에도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며 "지난 1999년 폐지된 상품권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백화점·대형마트업계는 상품권을 식품류와 생필품의 구입에 주로 사용되고 있어 유효기간이 지난 문제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입장이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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