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성과지만 뭔가 찜찜한 자리다. 올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 4위는 가을야구 만족도 꼴찌다. 1위팀은 한국시리즈 직행, 2위는 플레이오프 직행, 3위는 준플레이오프 직행, 4위는 5위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러야 한다. 4위도 충분히 박수받을만한 성적이지만 아쉬움이 가득하다. 상당한 순위 승차 간격까지 더해져 더욱 그렇다.
올림픽에서 가장 행복한 순위는 금메달이다. 두번째는 은메달이 아니라 동메달이라는 조사결과가 있다. 금은동 메달리스트의 수상 사진을 보고 가장 행복해 보이는 선수를 고르라는 설문조사에 은메달리스트보다 동메달리스트의 얼굴이 더 밝았다는 얘기다. 금메달은 최고의 자리니 말이 필요없다. 동메달은 자칫 메달리스트가 되지 못할 상황이었는데 아무것도 손에 못 쥔 4위를 보면 그나마 다행이라는 미소가 나온다. 은메달리스트는 동메달리스트가 아닌 금메달리스트를 바라보기 때문에 아쉬움이 크다.
올시즌 프로야구는 10개 구단 체제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생기면서 4위 기피현상이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4위는 1승을 먼저 취한 뒤 2전 2선승제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른다. 5위는 4위팀 홈에서 2경기를 모두 이겨야 한다. 5위가 상당히 불리한 상황이지만 포스트시즌 진출 그 자체로 감지덕지다.
7일 현재 순위를 참조하면 더 명확해진다. 이대로 순위가 굳어진다면 4위 넥센과 5위 한화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격돌한다. 넥센은 68승1무55패(승률 0.553)이고, 한화는 60승1무64패(승률 0.484)로 무려 8.5게임 차가 난다. 9위 LG와 올시즌 처음부터 지금까지 꼴찌였던 kt의 승차(8.5게임)와 같다. 페넌트레이스에서 이 정도 차이는 압도적이라 할 수 있다. 아직 20게임여가 남았지만 4위와 5위가 뒤집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4위와 5위는 성적표는 천양지차지만 가을야구에선 같은 전장에 서야 한다.
1위부터 4위까지 선두권 싸움은 시즌 막판에도 치열하다. 넥센이 최근 8연승을 내달리는 등 선전을 펼쳐 선두 삼성과 4위 넥센의 승차는 7게임 차로 좁혀졌다. 2위 NC와 3위 두산은 2.5게임차, 두산과 4위 넥센은 1게임차에 불과하다. 삼성의 선두지키기 가능성이 현재로선 크지만 2위부터 4위 자리결정은 오리무중이다. 넥센과 NC는 5차례 맞대결이 남았고, 넥센과 두산도 2차례 더 붙어야 한다. NC와 두산도 아직 1번 더 맞붙어야 한다. 맞대결 결과 등 복잡한 셈법 속에 최악의 경우 반 게임차로 2,3,4위가 아슬아슬하게 갈릴 가능성도 있다.
4위가 갖는 심리적인 부담감도 적지 않다. 5위를 이기려면 1선발을 투입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 떨어지면 내일이 없는 토너먼트이기 때문이다. 이기고 올라가도 준플레이오프 선발진 운용에 차질이 생긴다. 와일드카드부터 치르면 한국시리즈까지 갈길이 너무 멀다. 선수들도 지치기 쉽다.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는 3위만 해도 전력을 추스를 시간이 다소 제공된다. 한번 힘을 빼고 올라온 와일드카드 결정전 승자를 맞아 훨씬 유리한 입장에서 싸울 수 있다. 물론 2위, 1위팀과 비교할 순 없겠지만 4위를 바라보면 그래도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다. 이런 저런 이유로 4위는 가급적 피해야 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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