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범이가 없는 게 아쉽죠."
최문식 대전 감독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대전은 '슈퍼루키' 황인범(19) 부재로 고생 중이다. 대전 유스가 키운 황인범은 프로 데뷔 시즌 14경기에 나서 4골-1도움을 올리며 상종가를 달렸다. 하지만 '뉴 에이스' 황인범은 부상으로 쓰러졌고, 대전도 함께 추락을 거듭했다.
대전은 후반기 새판을 짰다. 무려 11명의 선수를 새로 영입했다. 한명을 제외하고 베스트11을 싹 바꿨다. 그 한명이 바로 황인범이었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최 감독은 17세 이하 대표 감독 시절 함께한 황인범을 '최문식호'의 중심으로 삼았다. 7월5일 전북(3대4 대전 패)과의 경기에서 밑그림이 나왔다. 황인범을 중심으로 한 대전의 새로운 공격진은 가능성을 보였다. 패하기는 했지만 최강 전북을 상대로 3골을 넣었다. 황인범은 말그대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강등권 탈출에 대한 기대는 7월12일 전남전, 황인범의 부상과 함께 물거품이 됐다. 선발로 나선 황인범은 왼 새끼발가락 피로골절로 쓰러졌다. 수술대에 오른 황인범은 3개월 아웃 판정을 받았다. 구심점을 잃은 대전은 패싱축구의 매듭을 짓지 못하고 있다.
팀적으로, 개인적으로 너무 안타까운 부상이었다. 서울에서 재활치료 중인 황인범은 "시간이 될때마다 경기장이든, 인터넷이든 꼭 경기를 챙겨보고 있다. 내가 있었다고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겠지만, 코칭스태프나 형들이 힘든 상황에서 함께 하지 못한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고 했다. 이어 "감독님이 인터뷰에서 내 얘기를 언급할때마다 더 죄송스럽다. 어린 나를 찾아주셔서 감사한 마음도 있다"고 했다. 부상과 함께 조심스레 꿈꿔온 영플레이어상과 22세 이하 대표팀과도 멀어졌다. 그는 "전북전 전까지 사실 K리그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있었다. 공격포인트는 올렸지만 완전히 적응한게 아니라 기복이 있었다. 하지만 전북전을 통해 완전히 자신감을 찾았다. 이후 원하는 플레이가 나오고 있었기 때문에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하면 이번 부상이 아쉽기만 하다"고 했다.
마음은 무겁지만, 멀리 보기로 했다. 황인범은 "원래 미세하게 금이 가 있는 상태였다. 주위에서 차라리 빨리 다친게 잘됐다고 얘기하시면서 좋게 생각하라고 하신다. 완전히 부러지고 수술하면 더 빠르고 완벽히 낫는다고 하더라. 피로골절이라는 게 어설프게 치료하면 또 재발할 수 있는 병인만큼 확실히 치료하고 싶다"고 했다.
대전이 절박한 상황인만큼 조기복귀론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무리하지 않을 생각이다. 황인범은 현재 가벼운 근력운동만 하고 있는 상태다. 아직 조깅도 하지 않고 있다. 황인범은 "복귀가 언제인지 단정짓기는 어렵다. 감독님도 복귀가 빨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나도 그렇게 믿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다치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서 무리는 안할 생각이다. 완벽하게 돌아가서 부상 전의 활약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