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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학 감독의 전준범 도전 2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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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 유재학 감독의 선수단 장악력은 대단하다.

철저한 준비와 뛰어난 전략 전술로 만들어 낸 신뢰감이 대단하다. 때문에 전준범과의 '밀당'은 상식적이진 않다.

모비스에서 전준범은 약간 특이한 선수다. 모비스 대부분의 선수들은 '모범생'들이지만, 전준범은 약간 다르다. 경복고, 연세대를 거치면서 '탈주범'이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팀 훈련에 이탈하거나 몰래 합숙에 도망나오는 경우가 많았던 선수다. 지난해 12월에는 자유투 반칙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잠실에서 열린 SK전에서 3점 리드한 상황. 헤인즈의 골밑슛에 '본능적'으로 반응했고, 보너스 자유투를 줬다. 그냥 놔두면 모비스의 승리.

경기가 끝난 뒤 유재학 감독은 "초등학교도 안하는 플레이"라고 했고, 주장 양동근과 박구영은 거기에 대해 어이없다는 듯 말을 하지 못했다.

자질은 훌륭하다. 유 감독은 "참 희한한 친구"라고 말하면서도 "못 하는 건 없는데, 그렇다고 리그에서 대표적인 포워드가 되기에는 약간씩 모두 모자란다"고 했다.

파워가 부족하고, 코트 내에서 움직임 자체도 소극적이면서 두려움이 많은 스타일이다.

결국 지난 시즌 도중 유 감독은 "전준범에게 도전하겠다"고 했고, 전준범은 '쿨'하게 "도전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 두 달 전부터 유 감독은 전준범에게 특별 지시를 내렸다. 하루에 푸시-업 300개를 하라고 했다. 야간 훈련에서는 최명도 코치와 함께 버핏 테스트(Burpees test·푸시 업 이후 점프를 하는 연속 동작의 훈련법)도 병행한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29일 오리온스와의 경기에서 전준범은 경기 후반 3차례나 수비 미스를 범했다.

유재학 감독은 인터뷰가 끝난 뒤 "아직 수비 레벨이 그런 단계가 아니다. 볼과 사람(공격수)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센스가 없다. 그렇다고 수비 집중력이 좋은 것도 아니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여기에는 그만큼 노력했는데, 거기에 대한 성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한 일종의 체념이 섞여 있었다.

유 감독은 "전준범은 말로 자극을 줘서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아무리 강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는 유 감독의 말에도 전준범의 스타일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유 감독은 "오늘(30일) 오전부터 전준범에게 특훈을 시키라고 최명도 코치에게 특별 주문을 해 놓은 상태"라며 "말로 해서는 꿈쩍하지 않기 때문에 운동으로 계속 강한 자극을 줘야 한다"고 했다.

유 감독과 전준범의 도전은 2라운드가 열렸다. 그들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울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