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지금 단계에서 무슨 말을 하겠나."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가 LG 트윈스 외국인 선발 헨리 소사(30)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해외 에이전트들 사이에서 이런 얘기가 돌았고, 일본 언론도 마침 이 소식을 전했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스포츠닛폰은 30일 한신이 마무리 오승환이 떠날 경우를 대비해 소사를 유심히 살피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사는 올해 LG 1선발로 30경기에 등판, 184⅓이닝을 던지면서 9승11패 1홀드,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은 1.19, 피안타율은 2할6푼3리. LG 야수들로부터 공수 지원을 많이 받지 못한 편이다.
소사는 올해로 KBO리그 4년차다. KIA와 넥센을 거쳐 LG 유니폼을 입었다. 국내 전문가들은 "소사가 올해 승수는 기대치에 모자랐지만 경기력은 분명히 향상됐다. 특히 제구가 좋아졌기 때문에 앞으로 더 기대를 걸 수 있다"고 말했다.
소사는 지난해말 LG 구단과 총 60만달러(계약금 20만달러, 연봉 40만달러)에 계약했다. 계약 종료는 이번 시즌 말로 10월초다. LG 구단도 소사는 쉽게 버릴 수 없는 카드다. 소사가 올해 승수에서 기대치에 부족했지만 전적으로 투수만의 잘못으로 보기 어려운 경기가 많았다. 또 소사의 나이가 젊고, 팀내 토종 선수들과 잘 어울리는 것도 장점이다.
백순길 단장은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구단들이 이 시기쯤 우리 구단 외국인 선수에게 관심을 가진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리즈나 주키치 때도 그런 보도가 있었다. 관심의 정도 차이가 있지만 그 진의를 좀더 알아봐야겠다. 중간에 에이전트들의 언론 플레이도 어느 정도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가 전해 듣기로는 일본 구단들이 루카스도 유심히 살펴보고 간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일본 프로팀들이 가까운 KBO리그에서 좋은 구위를 보이는 외국인 선수들을 점검하는 건 일반적인 구단 업무가 됐다고 말한다. 그 과정에서 소사 루카스 정도의 A급 구위를 갖춘 선수들은 영입 검토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특정 선수를 두고 한국과 일본 프로팀들 사이에 경쟁이 붙을 경우 '머니 싸움'으로 확대될 수 있다. 지난해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큰 공을 세웠던 밴덴헐크(소프트뱅크)의 경우 삼성의 재계약 제안 대신 소프트뱅크의 거액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