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감독이 얼마나 고생이 많았겠나."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의 시즌 최종전이 열리기 전인 1일 부산 사직구장. 롯데 덕아웃에는 어쩔 수 없이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다. 롯데는 하루 전 KIA 타이거즈에 완패하며 가을야구 꿈을 접었다. 이종운 감독은 착잡한 표정으로 취재진과 어려운 인터뷰를 하느라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
이 때 나타난 구세주가 kt 조범현 감독. 조 감독은 "별 일 없으면 내가 차 한잔 얻어 마시러 가야겠다"며 이 감독을 덕아웃 뒷편으로 데리고 갔다.
한참 얘기를 나눈 후 3루측 kt 덕아웃으로 돌아온 조 감독. 사실 조 감독도 사직구장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kt 수장으로서 야심차게 1군 개막전을 치른 곳이 바로 사직이었다. 개막전 다 잡은 경기를 역전패 당하며 시즌 초반 큰 어려움을 겪었던 kt. 후반기 무서운 돌풍으로 첫 해 훌륭하게 시즌을 치렀고 마지막까지 달려오게 된 것이다. 공교롭게도 롯데는 이날 경기가 시즌 홈 마지막 경기. 시작도 끝도 kt였다.
자신의 팀 생각하기에도 머리가 아픈 조 감독이지만 후배 감독을 챙기는 모습으로 베테랑으로서의 품격을 보여줬다. 조 감독은 "나도 시즌을 돌이키면 머리가 아픈데, 이 감독은 초보 감독이 얼마나 고생이 많았겠나. 어제 경기 끝나고 정말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하며 "정말 감독 첫 해에는 어떻게 시간이 지나가는지도 모르게 시즌이 치러진다. 경험은 부족한데 순간순간 내리기 힘든 결정들 때문에 고생이 많을 수밖에 없다. 나도 그랬다"고 말하며 "이 감독이 올시즌을 통해 좋은 공부를 했을 것이다.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을 찾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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