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간암-귀신-열녀… 2회 연장은 역시 무리수였을까.
시청률 20%대를 찍는 SBS 인기 드라마 '용팔이'의 뜬금 전개에 시청자들이 뿔났다.
지난 9월 30일 17회 방송에서 시청자들이 마음의 준비할 새 없이 내려진 김태희 '간암' 선고와 채정안의 '남편 복수' 설정이 특히 갈 길을 잃었다는 평가다.
김태희의 발병은 신뢰하던 집사(박현숙 분)가 이중스파이로 뒷통수를 치면서 전개됐다. 유일하게 한여진(김태희)의 사람이었던 인물이다. 그녀가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3년을 누워있던 김태희가 왕좌를 찾은지 6개월만에 다시 간암 2기 선고를 받고 침대에 들어가야할 상황이다.
그리고 그 모든 배후에는 채영(채정안)이가 있었다.
3년여간 한신병원 12층 VIP실에서 누워있던 김태희의 핏빛 복수까지는 이해가 됐다. 하지만 채영이의 복수의 이유가 부실하다. 수년간 사랑하지 않던 남편 도준(조재현)이의 죽음을 계기로 갑자기 열녀로 거듭났다. 돈 때문도 아니었다. 여진이를 왕좌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함께 음모를 꾸미는 회사 관계자들에게 "지분은 알아서 나눠가져라. 난 남편의 복수만 하면 된다"고 한다. 오로지 남편의 복수를 위해 김태희에게 독극물을 먹이고 태현과의 사이를 갈라놓으려 하는 것. 남편의 악행을 보면서 치를 떨었던 여자 채영이의 날카로운 칼날을 잡은 손이 허우적 대고 있다. 배우 스스로도 연기의 방향을 잃은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채정안은 최근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채영이가 갑자기 여자가 됐더라"라며 "남편 도준이 죽는 모습에 눈물이 잘 나지 않더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환각 부분도 실소를 자아냈다. 지난 24일 방송에서 죽음으로 자신의 분량을 끝낸 조현재가 추가 촬영이 있다고 할 때 직감했던 '귀신 출연'이 적중했다.
김태희와 관련되어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귀신으로 잇따라 출연하면서 간암에 시달리는 그녀에게 환각증세를 더했다.
김태희가 마음으로 느껴 복수를 멈추기 전에 질병 때문에라도 의사인 태현(주원)을 찾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용팔이'를 의리있게 지켜 본 시청자들은 "산에서 내려와달라", "시청률과 배우들의 열연이 아깝다"며 급작스러운 전개에 당황해하고 있다.
한 회를 남긴 '용팔이'가 김태희의 죽음으로 새드앤딩으로 갈지, 용팔이의 의사 활약으로 해피앤딩으로 갈지 알 수 없지만 좀 더 탄탄한 설득력을 갖춘 뒷심이 필요할 때다. 아직 한 회가 남았다. 유종의 미를 기대해 본다.
ly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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