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태형 감독은 4일 잠실 KIA전에서 9대0의 완승을 거둔 뒤 "사실 이현호를 끝까지 밀어부치고 싶었다"고 했다.
예상 외의 호투를 보인 이현호는 이날 경기의 수훈갑. 5⅔이닝 4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했다.
교체될 때까지 84개의 투구수.
김 감독이 말한 것처럼 이현호의 컨디션은 베스트였다. 1회 두 차례의 호수비를 지원받은 그는 145㎞ 안팎의 강력한 패스트볼과 각이 큰 커브로 KIA 타선을 완전히 봉쇄했다.
불안했던 제구력도 훌륭했다. 특히 바깥쪽 패스트볼과 낙차 큰 커브는 절묘한 하모니를 보였다.
5회까지 별다른 위기없이 KIA 타선을 막은 이현호는 힘이 약간 떨어진 6회 3안타를 허용했다. 김 감독은 "김주찬 타석만 막았으면 끝까지 던지게 하려고 했다. 그런데 안타를 맞으면서 한용덕 투수 코치의 조언을 받아들였다"고 했다.
그만큼 인상적이었다. 이현호는 3위 싸움이 달린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에서 자신의 진가를 확실히 보여줬다.
경기가 끝난 뒤 이현호는 "중요한 경기에 팀에 보탬이 돼 정말 다행이다. 승리보다는 정말 한 이닝 한 이닝 잘 버티려는 마음만 있었다"며 "마음을 비우는 좋은 결과를 받았다. 오늘 특히 수비수들에게 고맙고 앞으로 더 중요한 경기가 남았다. 욕심 부리지 않고 마음을 비워 더 좋은 모습과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