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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맞대결 김광현-밴헤켄, WC 운명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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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와일드카드 결정전. 결전을 앞두고 SK 와이번스 김용희 감독의 고민이 더 큰 데는 이유가 있다.

피말리는 레이스 끝에 정규시즌 5위를 차지한 SK는 7~8일 정규시즌 4위 넥센 히어로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른다. 올해 도입된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4위팀에게 1승의 어드밴티지가 주어진다. 4위 팀은 첫 경기서 패하더라도 두 번째 경기서 이기거나 비기면 준플레이오프에 올라간다. 5위팀은 무조건 2승을 해야 한다. 첫 경기에서 패하면 두 번째 경기는 열리지 않는다. SK 입장에서는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이 일종의 '서든 데스(sudden death)'다. 김 감독이 1차전 선발투수를 놓고 고민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2차전까지 생각해가며 투수 운용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첫 경기를 무조건 이겨야 한다.

일단 김 감독은 에이스 김광현을 1차전 선발로 내보내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3일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때 김광현을 9회 구원으로 올릴 때도 와일드카드 1차전 등판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김 감독은 5일 인천서 가진 팀훈련을 마치고 와일드카드 1차전 선발에 대해 "일단 선발로는 광현이를 생각한다. 내일(미디어데이) 발표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나 고민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시즌 막판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준 외국인 투수 메릴 켈리도 믿음이 가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켈리도 지속적으로 좋은 투구를 보여주고 있어서 지금도 계속 고민은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1차전에 선발투수가 다 붙을 수도 있다. '1+1'은 기본적으로 생각해야 된다. 불펜도 힘이 있어 선취점이나 득점이 난다면 승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1차전의 대략적인 마운드 구상을 소개했다. 즉 김광현이 선발로 나간다 해도 스코어 상황에 따라 다음 투수로 켈리를 내보낼 수 있다는 의미다. 켈리는 3일 NC전서도 선발 박종훈에 이어 구원등판해 3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승리투수가 됐었다.

김 감독이 김광현 선발로 가닥을 잡은 것은 두 가지 이유다. 올시즌 넥센에 강했고, 경험과 상징성 면에서 김광현이 가장 우월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올시즌 넥센전에 한 경기에 등판해 호투했다. 지난 8월 20일 목동에서 6이닝 동안 4안타를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았다. 지난해에도 넥센전 4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3.27로 무난한 피칭을 펼쳤다.

게다가 김광현은 포스트시즌 경험이 풍부하다. 2007년부터 포스트시즌 통산 13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에서만 51⅓이닝을 투구했고 우승도 세 차례 차지했다. 뭐니뭐니 해도 SK의 에이스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1차전 선발로 에이스 밴헤켄을 선택했다. 두산 베어스와의 3위 싸움이 정규시즌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밴헤켄을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 내보낸다는 계획을 일찌감치 세워뒀다. 밴헤켄은 지난 1일 한화 이글스전서 5⅓이닝 1실점으로 승리를 안으며 정규시즌을 마쳤다. 투구수 100개 이상을 자신할만큼 컨디션도 좋다. 특히 올시즌 SK전서 압도적인 피칭을 했다. 4경기서 2승, 평균자책점 1.73을 기록했다. SK '킬러'로 통한다. 이날 목동서 팀훈련을 지휘한 염 감독은 "밴헤켄이 유력하지만 그래도 조금 더 고민을 하고 있다"고 했지만, 휴식일과 상대와의 성적 등을 고려하면 밴헤켄 말고는 대안이 없다.

시즌 성적은 김광현이 14승6패, 평균자책점 3.72, 밴헤켄은 15승8패, 평균자책점 3.62다. 포스트시즌 각 시리즈의 1차전 선발투수는 전날 미디어데이에서 공식 발표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