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잘 됐다고 봐요. 더 집중하게 될 겁니다."
7일 밤. 목동구장에서는 환희와 후회가 교차했다. KBO리그 사상 처음으로 도입된 와일드카드 결정전. 페넌트레이스 4위 넥센 히어로즈가 준플레이오프 진출권을 걸고 천신만고끝에 5위가 된 SK 와이번스와 싸웠다. 연장 11회까지 펼쳐진 대접전이었다. 넥센 선취점(1회말 1-0)→SK 역전(5회초 3-1)→넥센 동점(7회말 3-3)→SK 재역전(연장 11회초 4-3)→넥센 끝내기(연장 11회말 5-4)의 치열한 승부끝에 넥센이 상대 유격수 김성현의 끝내기 포구 실책에 힘입어 준플레이오프에 올랐다.
사실 넥센으로서는 질 뻔한 경기였다. 3-3이던 연장 11회초에 등판시킨 한현희가 불안했다. 140㎞ 후반대의 직구는 묵직했지만, 제구력이 흔들렸다. 실점으로 이어졌다. 2사 1, 3루에서 포수 박동원의 패스트볼이 나오는 바람에 3루주자 나주환이 홈을 밟았다. 박동원이 잡을 수 있는 공을 못잡은 게 컸지만, 따지고 보면 한현희가 불안한 상황을 만든 것이다.
한현희는 현재 팀 전력의 핵심이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는 뒤에서 나오는 손승락과 조상우 한현희가 가장 핵심들이다. 이들이 잘해줘야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와일드카드 결정전만 놓고 봐서는 세 핵심전력 중에서 한현희는 다소 불안해보인다. 유일하게 실점도 했다. 비록 극적인 끝내기 실책 덕분에 승리투수가 됐지만, 한현희에 대해서는 고민해볼 법 하다.
하지만 염 감독은 오히려 이날의 실점을 '잘 된 결과'라고 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쉽게 말하면 '매도 먼저 맞는게 낫다'는 생각 때문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한 결정적 이유는 바로 한현희의 특징 때문이다. 염 감독은 이 특징을 '한량끼'라고 불렀다.
염 감독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승리 후 인터뷰에서 "한현희는 오히려 이렇게 맞아보는 게 잘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원래 좀 '한량끼'가 있는 선수다. 그러나 한번 당하고 났으니까 앞으로는 더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염 감독이 '한량끼'를 꼭 나쁜 의미로만 언급한 건 아니다. 본질은 다소 집중력이 떨어지는 한현희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통해 더 강한 승부근성과 집중력을 끌어올리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있다. 과연 한현희는 염 감독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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