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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행 스스로 인정한 장성우, 진정한 사과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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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장성우가 사과했다. 지난 1주일 동안 SNS 논란에 휘말려 A선수로만 숨어왔던 그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여론의 반응은 싸늘함 그 자체다. 여러 이유가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이미 장성우는 많은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잃었다는 것이다. 프로 선수가 팬, 지도자, 동료들의 신뢰 없이 장성우가 야구를 하기는 힘들다.

▶지금 시점의 사과문, 대부분 사실의 인정

kt 구단은 그동안 소위 말해 '멘붕'에 빠졌었다. 뭐라도 조치를 취하고 싶은데 할 수가 없었다. 전 여자친구라는 사람이 쓴 일방적 폭로성 글. 사실 관계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개인사로 구단이 공식 입장을 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러웠다.

결국 그 사이 피해자 중 1명인 박기량씨의 고소건이 이어졌다. kt 입장에서는 고소건이 처리 되는 과정을 숨죽여 지켜보고 있었다. 그래야 사실 관계가 명확히 밝혀질 수 있고, 어떤 조치라도 취할 수 있었다.

그 와중에 갑작스럽게 장성우의 사과문이 공개됐다. 구단은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장성우 본인이 구단에 간청을 했다고 한다. 어떻게든 사과문이 공개될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이유는 하나다. 장성우 본인이 심리적으로 버틸 수 있는 마지노선까지 왔다는 뜻이다. 장성우를 만난 kt 관계자는 "참담한 몰골이었다"고 전했다.

그렇게 법이 사실 관계를 명백히 해주기 전에 장성우 스스로 자신의 잘못된 언행들이 사실이라고 인정하게 됐다. 잘못한 것이 있기 때문에 사과문을 올린 것이다. 물론, 몇몇 건에 대해서는 전 여자친구에 의해 말도 안되게 부풀려진 부분이 있다는 얘기를 하기도 했다.

▶진정성에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이유들

하지만 이 사과문은 진정성에 의심을 받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다. 장성우에 대한 신뢰감이 바닥인 가운데 언론을 통해 전해지는 사과문을 장성우가 직접 썼다고 믿기 힘든 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여기에 시기도 좋지 않았다. 더 일찍 사과를 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박기량씨가 고소를 하자 사과문이 나왔다. 이 때문인지, 아닌지 정확한 사과문 작성 원인을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누구든 그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미봉책이 아니냐고 지적할 수 있다.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의 해외 원정 불법 도박 내용들이 발표되는 시점에 사과문을 발표한 것도 진정성을 흐리고 있다. 다른 큰 뉴스 사이에 일단 묻어가겠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

▶장성우가 가장 먼저 해야할 일

그가 어떤 징계를 받을지, 향후 어떤 행보를 걸을지 결정하는 것은 장성우 본인, kt 구단, 한국야구위원회 등이 결정할 일이다.

그 전 장성우가 꼭 해야할 일이 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다면, 대중 앞에 진정한 사과가 필요하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신뢰가 완전히 떨어진 상황에 사과문 하나로 상황 해결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면 이는 무리다. 사과문이 길다고 진정성이 담겨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차라리 대중 앞에 나서 진심어린 사과를 하는 게 현 상황 가장 기본이 되는 행동일 수 있다. 물론, 직접 사과를 한다 해도 팬들과 현장 동료들의 분노는 풀리지 않을 수 있다. 중요한 건, 결과를 생각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일단 잘못에 대해 할 수 있는 사과의 표시는 뭐라도 해야한다. 물론, 진정성을 담아서다. 선수 생활 위기에서 단지 그라운드에 서기 위해 형식적으로 하는 사과는 의미가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