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의 리드를 안고 맞은 8회초 수비, 두산 두 번째 투수 이현승은 2사 1,2루의 위기를 맞았다.
선발 니퍼트가 7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투구수가 86개에 이르자 두산은 8회초에 마무리 이현승을 투입했다. 이현승은 이번 플레이오프 첫 등판. 지난 14일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서 던진 이후 21일 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등판 기회를 얻지 못했다. 8일만에 오른 마운드, 실전 감각 측면에서 다소 긴장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현승은 선두타자 이호준에게 좌전안타를 얻어맞았다. 하지만 대타 최재원과 손시헌을 잇달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안정을 찾는 듯했다. 2사 1루서 지석훈에게 3루수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크게 원바운드로 튀어오른 공을 3루수 허경민이 3루 파울라인 근처에서 힘겹게 잡아 1루로 던졌으나 세이프됐다. 2사 1,2루의 위기. 비록 4점차의 리드지만 두산으로서는 신중한 수비가 필요했다.
NC는 김태군 타석에서 대타 모창민을 내세웠다. 김태군은 앞선 세 차례 타석에서 안타를 치지 못했다. 모창민의 한 방을 기대한 NC의 용병술. 이현승의 초구는 파울이 됐다. 그런데 2구째를 준비하던 이현승은 세트포지션에서 갑자기 발을 풀더니 2루로 견제구를 던졌다. 2루수 오재원이 베이스커버를 들어왔지만, 이현승의 견제구는 왼쪽으로 쏠리며 중견수를 향해 흘렀다. 그 사이 주자 2명 모두 한 베이스씩 진루해 위기는 2,3루로 악화됐다. 안타 한 방이면 2점차로 쫓길 수 있는 상황.
이현승은 왜 그런 긴박한 상황에서 2루 견제를 했을까. 아웃카운트가 2개였기 때문에 타자에만 집중해도 되는 상황이었다. 8일만에 실전 마운드에 오른 이현승으로서는 안타 2개를 맞고 한 템포 쉬어갈 필요를 느꼈을 수 있다. 2루주자 이호준는 발이 빠른 선수도 아니고, 스킵 폭이 그리 크지도 않았다. 주자를 잡겠다는 것보다는 한 템포 쉬면서 상대의 리듬을 끊어보겠다는 의도가 커 보였다.
그러나 이현승의 견제는 제구가 되지 않았다. 다행히 이현승은 모창민과의 대결에서 9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145㎞짜리 바깥쪽 직구로 헛스윙을 유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을 막았다. 하지만 견제 실책은 이현승이나 두산에게는 아찔한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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