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1로 싸우려니 힘드네요."
한국 야구에는 주기적으로 몇 번씩 뛰어난 기량을 지닌 선수들이 나타난 시기가 있었다. 이른바 '황금세대'다. 박찬호 임선동 고(故) 조성민, 박재홍 등 '황금의 92학번 세대'가 가장 유명하다. 이어 고교시절 세계청소년야구를 제패한 뒤 프로무대에 입성해 한국과 메이저리그 일본야구를 평정한 이대호 추신수 김태균 정근우 등이 탄생한 '82년생 세대'가 그 뒤를 이었다. 가장 최근에는 2008년 세계청소년야구 선수권 우승 후 프로무대의 젊은 피로 자리매김한 김상수 정수빈 오지환 등 '90년생 세대'도 있다.
이들 '90년생 세대'들은 이제 완전히 팀의 주역으로 자리잡았다. 삼성 라이온즈의 김상수와 두산 베어스의 정수빈이 가장 먼저 입단 직후 주전 자리를 차지한 데 이어 그들의 동기였던 허경민과 박건우 그리고 허준혁이 두산에서 올해 좋은 활약을 했다. 한때 '90년생 세대'의 선두주자였던 김상수는 그간 덜 주목받던 허경민과 박건우 등 친구들의 활약이 반가우면서도 내심 서운함을 느끼는 듯 했다.
30일 잠실구장에서 한국시리즈 4차전을 앞둔 김상수는 "그 녀석들(정수빈 허경민 박건우) 정말 너무하네요. 왜들 이렇게 잘 하는지. 두산이 만약 우승하면 전부 그 녀석들 때문일거에요"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상대적으로 자신은 활약이 미미하다며 자책도 했다.
그러나 사실 김상수는 '90년생 세대'의 선두주자이자 삼성이 지난해까지 통합 4연패를 하고, 올해 정규시즌에도 우승하는데 큰 공을 세운 인물이다. 비록 한국시리즈에서 활약이 두산의 동기들에 비해 두드러지진 않지만 삼성의 주전 유격수로서 건실한 수비를 자랑한다. 김상수는 "그 친구들이나 저나 각자 자기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할 뿐이에요. 물론 지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죠. 하지만 3대 1로 싸우려니까 힘들기는 하네요"라고 말했다. 과연 '90년생 동기들'의 전쟁에서 누가 최후에 웃게 될까. 그 동안에는 김상수가 늘 웃었지만, 올해는 다른 결과가 나올 지도 모르겠다.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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