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유력 후보인 LA 다저스 잭 그레인키가 결국 FA를 선언했다.
ESPN은 5일(이하 한국시각) '오른손 에이스 투수인 그레인키가 다저스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공식적으로 FA를 선언했다'고 전했다. 메이저리그 선수노조도 그레인키를 비롯한 12명의 선수가 이날 FA 자격을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FA 시장에 나온 선수는 총 151명으로 늘었다.
그레인키의 FA 선언은 올시즌 중 예상됐던 바다. 그레인키는 지난 2012년 12월 다저스와 6년간 총 1억4700만달러에 FA 계약을 했다. 당시 계약 내용 중에는 3번째 시즌을 마치면 FA를 선언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는 조항이 있었다. 즉 올해 월드시리즈 종료 후 3일 이내에 FA를 선언할 수 있다는 계약 내용에 따라 이날 권리를 행사한 것이다.
그레인키는 올시즌 32경기에서 19승3패, 평균자책점 1.66을 올리며 생애 최고의 성적을 냈다. 동료인 클레이튼 커쇼, 시카고 컵스의 제이크 아리에타와 함께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번 FA 시장에서 기존 다저스와의 계약 내용보다 훨씬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만한 활약상이다. 다저스와의 남은 계약기간 3년에 책정된 연봉은 7100만달러였다.
그레인키는 캔자스시티 로열스 시절인 지난 2009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적이 있고, 이후 밀워키 브루어스, LA 에인절스를 거쳐 다저스로 팀을 옮겼다. 그레인키는 지난 2006년 심리 장애의 일종인 '사회불안장애(social anxiety disorder)' 진단을 받고 시즌을 쉰 적이 있는데, 완치가 된 이후 특급 투수 반열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올해 그레인키의 활약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그렉 매덕스에 비유하고 있다. 정교한 제구력과 발군의 체인지업, 수준급 수비 능력이 매덕스와 닮은 꼴이라는 평가다. 타석에서도 올해 타율 2할2푼4리, 2홈런을 때렸을 정도로 운동 능력이 뛰어나다.
다저스는 그레인키를 잃을 경우 전력 손실이 너무나도 크기 때문에 재계약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제 FA가 됐기 때문에 선택은 그레인키의 손으로 넘어갔다. 올해 32세인 그레인키는 계약기간 6년 이상의 대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연봉은 톱클래스 수준에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만일 다저스가 그레인키와의 재계약에 성공한다면 내년 시즌에는 커쇼와 그레인키, 부상에서 복귀하는 류현진과 브랜든 맥카시 등 막강 선발진을 다시 구성할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