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경기에서 수비의 중요성은 말해야 입이 아플 정도다. 특히 투수들이 좋은 피칭을 할 때 수비 미스로 경기의 흐름이 바뀌기도 한다.
프리미어12에 나선 한국 야구대표팀은 지난 8일 일본전과 11일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계속된 수비 미스로 불안감을 노출했다.
일본전서는 수비 실수가 실점으로 연결되며 힘이 빠지게 했다. 2회말 무사 1루서 마쓰다의 우측 타구를 우익수 손아섭이 잡을 뻔했으나 놓쳤고, 이어 히라타가 친 타구가 3루를 맞고 굴절되며 2루타가 되는 불운까지 겹치며 선취점을 내줬다. 0-4로 뒤진 8회말에도 2사 1루서 3번 야마다의 3루수쪽 라인드라이브성 타구가 3루수 황재균의 글러브를 맞고 뒤로 빠지면서 1점을 더 내줬다.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들을 잡지 못한 것이 실점의 빌미가 됐고, 한국은 힘없이 0대5의 패배를 당했다. 삿포로돔에서 제대로 적응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고 해도 베테랑들의 수비 미스라 더욱 아쉬웠다.
심기일전해서 대만으로 날아왔지만 수비 불안감은 여전했다. 특히 외야가 문제였다. 0-0의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지던 4회말 2사후 5번 올리보의 우측 뜬 공을 우익수 손아섭이 잡지 못하며 안타를 만들어줬다. 충분히 잡을 수 있는 이지 플라이였지만 손아섭은 높이 뜬 타구가 조명에 가려 안보였는지 잠시 멈추더니 결국 낙구지점까지 가지 못했다. 다행히 장원준이 다음타자 타바레스를 초구에 3루수앞 땅볼로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넘긴게 다행이었다.
5회말 다시 한번 나온 수비 미스에 결국 첫 실점을 했다. 선두 라미레스의 중견수쪽 타구를 중견수 이용규가 대시하면서 잡으려 했으나 포구하지 못하며 2루타로 만들어줬다. 잡기 힘들어 단타로 막을만한 타구도 아닌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였기에 너무나 아쉬울 수 밖에 없는 상황. 곧이어 8번 팰리스가 초구에 중전안타를 쳤고, 2루주자 라미레스가 홈을 밟아 득점. 한국 타선이 도미니카공화국 선발 루이스 페레스에게 5회까지 1안타의 빈공을 보이고 있던 상황에서 나온 수비 미스였기에 뼈아팠다.
다행히 한국이 7회초 이대호의 투런포로 역전에 성공하고 8회초 대거 5점을 추가해 여유있는 역전승을 거둬 수비 실수가 가려졌다. B조가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어 안심하고 볼 경기가 없다. 앞으로도 수비가 도와주지 못한다면 경기를 어렵게 풀 수밖에 없는 한국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