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내가 메이저리그급은 아니다. 그래도 잘 봐주셔서 감사하다."
국가대표 좌완 선발 장원준(두산 베어스)은 지난 11일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국가대항전 2015 프리미어 12 대회 조별예선 2차전서 선발 등판, 7이닝 4안타 1볼넷 7탈삼진으로 1실점 호투했다. 5회 선제 1점을 내줬지만 긴 이닝을 버텨준 덕분에 한국이 10대1 역전승을 거둘 수 있다.
그 경기에서 장원준의 호투에 미겔 테하다 도미니카 감독이 극찬했다. 테하다 감독은 메이저리그 스타 출신 사령탑이다.
당시 그는 장원준에 대해 "한국 선발 투수가 제일 잘 했다. 메이저리그급 선수라고 본다. 선발 투수로서 처음부터 끝까지 템포가 일정했고 실수도 없었다. 너무 잘 했다. 실투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공격적으로 나온 도미니카 타자들을 지능적인 피칭으로 효과적으로 요리했다. 유인구 승부가 잘 먹혔다.
장원준의 최근 페이스는 계속 좋다. 그는 지난달 끝난 KBO리그 포스트시즌에서 니퍼트(두산)와 함께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그리고 대체선수로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이후 두번째 대표팀 승선이었다.
그는 1패를 안고 싸운 2차전에서 대표팀의 분위기를 바꾸는 소중한 1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또 적장으로부터 최고의 칭찬까지 받았다.
장원준의 얘기를 들어봤다.
그는 "도미니카 감독이 한 얘기를 기사로 읽었다. 솔직히 내가 메이저리그급 선수는 아니다. 그래도 잘 봐주셔서 감사하다. 도미니카도 선수 구성이 베스트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장원준은 포스트시즌 때의 좋은 감각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그는 "좋은 투구 밸런스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포스트시즌 때 잘 던졌던 게 도움이 된다"면서 "이제 팬들이 (나를) 큰 경기에 강한 선수로 봐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원준은 2014시즌을 마치고 롯데 자이언츠에서 FA가 된 후 두산 베어스와 84억원(구단 발표)에 계약했다. 장원준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면서 두산 구단의 선택이 옳았다는 걸 입증해보였다. 도미니카전 호투로 김인식 대표팀 감독의 선택도 맞아 떨어진 셈이다.
타이베이(대만)=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