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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두산 코리아' 양의지 "두산 선수들끼리 얘기 많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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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선수들이 많아 서로 얘기하는 부분이 많다."

승리에 큰 공을 세운 포수 양의지(두산)의 표정은 매우 밝았다.

그는 "이겨서 기분이 좋다. 선수들의 4강을 가려는 의지가 매우 강해 경기가 잘 풀렸다"면서 "이대호 정근우 선배가 잘 이끌어 주고 있다. 팀 분위기가 좋아서 잘 따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 코리아'다.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가 프리미어 12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6일 대만 타이중시 인터콘티넨탈구장에서 열린 쿠바와의 대회 8강전에서 7대2으로 승리했다. 우리나라는 고척돔에서 열린 평가전 슈퍼리시즈에서 1승1패를 거뒀지만 이번에는 투타에서 모두 쿠바를 압도했다. 19일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나는 상대는 일본이다. 푸에르토리코를 9대3으로 꺾었다. 한국 입장에서는 개막전에서 당한 0대5 영봉패를 설욕할 기회다.

두산 선수들이 펄펄 날았다. 선발 투수 장원준, 마무리 투수 이현승, 3번 타자 좌익수 김현수, 6번 타자 우익수 민병헌, 8번 타자 양의지, 9번 타자 김재호 등 모든 선수들이 제 몫을 다했다. 이들은 올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이 삼성 라이온즈를 꺾고 14년 만에 우승 반지를 낀 데 큰 공을 세운 주전들이다. 체력적인 부담이 있을 법도 한데, 대표팀에서도 활약은 계속됐다.

장원준은 4⅔이닝을 4피안타 2볼넷 2실점으로 막았다. 66개의 공을 던지면서 몸쪽 제구가 기 막혔으며. 삼진이 3개였다. 이날 그는 4회까지 나무랄 데 없는 피칭을 보였다. 2회와 4회 각각 한 개의 안타를 맞았을 뿐,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다만 5회는 아쉬웠다. 선두 타자 마예타부터 3연속 안타를 맞고 1실점 했다. 또 계속된 2사 1,2루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는데 구원 임창민이 안타를 허용해 자책점이 늘었다. 그래도 정규시즌을 포함해 포스트시즌, 프리미어12까지 무려 200이닝(210⅔이닝) 넘게 책임지면서 믿음직스런 모습을 보였다. 그는 한 시즌 개인 최다 이닝이 군입대 전인 2011년의 180⅔이닝이다.

9회에는 포스트시즌 영웅 이현승이 등판했다. 아웃카운트 2개를 남기고 마운드에 올라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야수들도 야무지게 방망이를 돌렸다. 김현수 3타수 2안타 1타점 4사구 2개, 민병헌 4타수 2안타 1타점, 양의지 3타수 3안타 1볼넷 2타점, 김재호(2타수 1안타)는 2회와 6회 두 차례 희생 번트를 확실히 댔다. 특히 5-2로 앞선 8회에는 두산 선수들이 북치고 장구치고를 다 했다. 우선 1사 후 양의지가 좌월 솔로 아치를 그렸다. 5번째 투수 마르티네스의 커브를 잡아 당겨 쐐기타점을 올렸다. 이후 후속 김재호는 좌전 안타. 3번 김현수는 계속된 2사 1,3루에서 우전 안타로 김재호를 불러 들였다.

이들은 수비에서도 활약이 좋았다. 민병헌은 5회 보살을 기록했고, 김재호도 안타성 타구를 몇 차례나 내야 땅볼로 둔갑시켰다. 양의지는 선발 장원준은 물론 임창민, 차우찬 등 불펜 투수들을 효과적으로 리드했다

돌이켜 보면 두산은 외국인 선수 활약 없이 정규시즌 3위에 올랐고, 포스트시즌에서도 니퍼트 한 명만 활용하며 정상에 올랐다. 타구단에 비해 토종 선수들의 기량이 월등하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김인식 감독도 오재원 허경민 등을 포함해 두산 선수들만 8명을 뽑았다.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엄청난 숫자다. 그리고 '잠실 곰'들은 시즌 내내 보인 집중력을 유지하며 대표팀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두산 코리아'라고 불러도 될만한 하루였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