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일본 특급' 오타니 쇼헤이(21)다. 일본은 8강전에서 승리한 뒤 한국과의 4강전 선발로 오타니를 예고했다. 예상했던 바다. 지난 8일 삿포로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개막전. 한국의 0대5 완패보다 오타니를 공략하지 못한 충격이 더 켰다. 오타니는 6이닝 2안타 10탈삼진 무실점으로 선발승을 따냈다. 한국언론은 완패를 인정했고, 일본언론은'오타니가 대단한 존재감으로 경기를 지배했다'고 전했다.
'리턴 매치'. 이번에는 지면 3,4위전으로 밀리는 벼랑끝 승부다. 한국야구의 자존심 열쇠는 오타니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이대호가 쥐고 있다.
당시 오타니 쇼크는 대단했다. 일본전 후 온라인에서 야구팬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한국선수들을 질타하는 내용도 꽤 있었지만 대체로 오타니의 투구에 깜짝 놀란 모습이었다. 최고 147㎞를 찍는 포크볼, 최고구속 161㎞의 광속구가 무릎팍을 향했다. '눈이 호강했다'는 표현도 등장했다. 오타니의 투구와 피칭폼, 잘생긴 얼굴에 대한 찬사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었다. 도무지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던 하루. 이제 반전을 꾀할 때다.
이대호는 일본전이 끝난 뒤 "남자가 두번 당할수는 없다. 다음에 만나면 쿨하게 갚아주면 된다"고 했다. 오타니를 실제 리그에서 상대해본 선수는 이대호가 유일하다. 이대호는 "일본전에 앞서 동료들에게 오타니에 대해 여러 조언을 했다. 하지만 오타니도 이를 악물고 던지는 느낌이었다. 시즌보다도 볼이 훨씬 좋았다"고 털어놨다. 이대호는 오타니를 상대로 첫타석 삼진, 두번째 타석에서는 병살타로 물러났다. 최고타자 이대호의 무기력한 모습에 한국 벤치도 술렁였다.
19일 준결승전이 열리는 도쿄돔은 이대호에겐 낯익은 곳이다. 또 홈런이 많이 나오는 구장이기도 하다. 이대호가 오타니 공략의 선봉카드로 적합한 이유다.
오타니에게 철저하게 당한 이후 한국타자들은 정신이 바짝 들었다. 공동의 목표는 팀플레이에선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낸다. 오타니와의 재대결을 원하는 선수는 이대호만은 아니다. 대표팀 타자 대부분이 남다른 각오를 보이고 있다. 오타니가 가장 경계한 타자인 김현수 역시 "무조건 본선에선 붙어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바라던 대로 그날이 왔다. 그 중심에 이대호가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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