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롯기' 동반 약진은 가능할까. 올해 LG 롯데 KIA 등 이른바 전통의 인기구단 톱3는 나란히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가을야구 동반추락은 8년만이다. 전력보강, 시스템 정비 등 내년시즌을 향한 산적한 고민. 첫걸음은 FA 전쟁이다.
세 팀에게서 온도차가 감지된다. 롯데는 적극적이다. LG는 합리적선에서 움직이겠다며 미온적이다. KIA는 닫힌 지갑으로 가장 소극적인 느낌이다. 지난 30일 야구인골프대회에서 양상문 LG 감독, 조원우 롯데 감독, 김기태 KIA 감독은 같은 조에서 동반 라운드를 했다. 이날 대화에서도 FA에 대한 평가와 한국야구의 현실 등이 주된 화제였다. 라운드 도중 롯데는 손승락을 4년간 60억원에 잡았다는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스토브리그에서 의욕 넘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롯데는 윤길현에 이어 손승락까지 잡았다. 롯데는 올해 허술한 뒷문으로 인해 고생했다. 막판에 맥없이 주저 앉으면서 투타 밸런스가 무너졌다. 심수창(FA로 한화 이적)을 선발에서 마무리로 돌리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윤길현 손승락에 올시즌 막판부터 힘을 냈던 프리미어12 국가대표 셋엇맨 정대현도 버티고 있다. 필승조를 골라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일찌감치 재계약한 효자용병 셋도 건재하다. 조원우 감독은 이날 싱글벙글 즐거운 표정이었다.
LG는 포수 정상호 영입 외에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정우람에 대해 관심을 가져봤지만 시장가격이 너무 올라있어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한 LG관계자는 "A급 FA를 잡으려면 탬퍼링(정해진 시점 이전에 구단이 선수에게 접근하여 계약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필수다. 선수들의 몸값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 그룹 최고위층에서 탬퍼링 등 정도에서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말라고 엄포를 놨다. 이들을 잡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KIA 김기태 감독은 "FA대어 한명과 접촉을 했다. 얼토당토 않은 몸값을 요구해 깜짝놀랐다. 현실적으로 잡을 수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좀더 치밀하게 내년 준비를 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KIA는 이범호를 잔류시키는 것 외엔 FA시장에서 발을 빼는 모양새다.
롯데는 올시즌 신동빈 그룹회장이 직접 야구장을 찾아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열망을 전했지만 막판 5위 싸움에서 주저앉았다. 가장 취약한 필승조에 조속한 보강이 필요하다는 것이 내부판단이었다. 지갑을 연 배경이다. LG는 주장이었던 이진영을 내보냈다. 이진영은 2차 드래프트 1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잠실구장을 떠난 이진영이 또 한명의 '탈LG 효과'를 누릴 수도 있겠지만 개의치 않았다. 팀체질을 점진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KIA는 올해 리빌딩 과정에서도 나름 선전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2년 연속 외부FA 영입이 없다. 김 감독은 "현재로선 외국인선수 영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길을 걷는 LG와 롯데, KIA. 야구인골프대회에서 세 감독은 나란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자며 의기투합했다. 엘롯기 약진이 현실화된다면? 한국야구 800만 관중은 떼논당상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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