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최강자를 가리는 제34회 그랑프리(GI·2300m·레이팅 오픈·3세 이상·총상금 7억원)의 윤곽이 드러났다. 13일 경기도 과천의 렛츠런파크서울 제9경주로 펼쳐질 이번 그랑프리는 서울7두, 부산경남 9두가 최종 출전의사를 밝혔다.
최대 관심사는 올해에도 대통령배 우승마가 그랑프리를 차지할 것인가다. 2013년 '인디밴드', 2014년에는 '경부대로'가 대통령배와 그랑프리를 동시 석권하는 '더블'을 달성했다. 올해 대통령배 우승마인 '트리플나인'은 월등한 기량을 갖추고 있어 기대감이 높다.
최근 강세를 보였던 국산마들의 선전 여부도 관심사다. 34차례 그랑프리 중 국산마 우승은 6회, 이중 최근 2년은 모두 국산마가 웃었다. 예전엔 외산마에 비해 수준이 낮다는 인식이 컸지만, 최근 경쟁력 있는 고가 씨수말 도입에 따라 국산마들의 능력도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실제 상위등급 경주에선 외산마보다 국산마 전력이 강한 편이다. 올해 그랑프리에 출전하는 국산마 5두는 '트리플나인'을 비롯해 '소통시대', '신데렐라맨' 등 질적으로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서울이 과연 부산경남의 강세를 꺾을 지도 지켜볼 만하다. 서울은 올 시즌 오픈경주 중 아시아챌린지컵에서 '최강실러'가 우승한 것 외에는 모두 부경에게 밀렸다. 이번 경주 역시 부경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으나 2300m 장거리 경주라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 클린업천하(미국·수·4세·레이팅 129·마주 민형근·조교사 김효섭)
선입과 추입의 선택이 자유로운 신예 강자다. 1군 승군전에서 '원더볼트'를 상대해 2위를 기록한 바 있어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3코너와 4코너에서 벌어진 거리를 극복하지 못 하고 아쉽게 2위를 차지했지만 걸음에는 끝가지 힘이 넘쳐 인상적인 모습을 남겼다. 체형도 좋고 기본기도 우수한 편이어서 중장거리 마필로서 기대를 모으고 있어, 1800m 장거리인 이번 경주에서도 우승가능성을 지울 수 없다. 우승을 3회에 그치고 있지만 2위와 3위를 차지한 경주가 많아 연승률이 90%에 달한다. 그중 '클린업천하'는 KRA컵에서 '치프레드캔'에 이어 2위를 기록했지만, 마령이나 93.8%에 달하는 안정적인 연승률 등을 고려하면 이번 그랑프리에서도 기대해볼만 하다. (통산전적=16전 7승·2위 6회 3위 2회·승률 43.8%·복승률 81.3%·연승률 93.8%)
▶클린업조이(미국·거·4세·레이팅 127·마주 민형근·조교사 김효섭)
능력적인면도 갖추고 있고 후반 탄력도 좋다. 2014년 3세마로 그랑프리에 출전해 4위를 기록한 바 있다. 당시 '경부대로'나 '원더볼트'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늦출발을 극복하고 직선주로에서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며 경마팬에 강한 인상을 남겼었다. 전형적인 추입형 마필로 장거리에 유리한 면모를 보인다. 클린업 조이는 작년 그랑프리 출전 이후 올해 2000m 장거리 경주에만 출전을 해왔다. 그만큼 그랑프리를 염두에 두고 관리되어 왔다는 증거. 경주 성적도 나쁘지 않다. 총 4번의 2000m 출전에서 단 1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1위로 입상했다. 올해 두번째 그랑프리 도전에서 승리의 달콤함을 맛볼 수 있을지 기대되는 유력마이다. (통산전적=13전 6승·2위 5회·승률 46.2%·복승률 84.6%·연승률 84.6%)
▶트리플나인(한국·수·3세·레이팅 118·마주 최병부·조교사 김영관)
추입마로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와 오너스컵 준우승, 대상경주(경남도민일보배)에서 우승한 마필. 부경의 기대주이다. 부경에서 라이벌 구도를 만들어 왔던 '록밴드'와 비교했을 때 혈통상에서도 장거리에 유리한 것으로 분석되며, 이번 대통령배 마지막 직선주로에서 바깥쪽 5위 자리에서 순식간에 4마리를 제치고 우승을 거머쥘 정도로 뒷걸음이 좋은 마필이다. (통산전적=11전 7승·2위 4회·승률 63.6%·복승률 100%·연승률 100%)
▶감동의바다 (미국·암·6세·레이팅 131·마주 박광순·조교사 김영관)
상황에 따라서 선행이 자유롭고 추입력 발휘도 가능해 전개에 유리하다. 2012년 그랑프리 우승마이자, 2015년 부산광역시장배 우승마이기도 하다. 부산광역시장배에는 주요 국산 3세마나 서울대표 경주마가 출전하지는 않았지만 눈여겨 볼 만하다. 6세의 고령이지만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고 부경 19조를 대표해서 출전했다는 점에서 주목해볼 필요 있다. 다만 5개월 만의 출전이라는 점에서 실전 감각이 변수가 될 수 있다. (통산전적=29전 14승·2위 4회 3위 6회·승률 48.3%·복승률 62.1%·연승률 82.8%)
▶치프레드캔 (미국·거·5세·레이팅 127·마주 박정재·조교사 박천서)
종반 탄력발휘에 강점이 있는 마필이지만 순간 스피드가 워낙 우수해 경주 중반부 순위를 끌어 올리는 작전도 가능해 기대치가 높다. 최전성기에 있으며, 상승세에 있다는 점에서도 무시하기는 힘들 듯하다. (통산전적=16전 6승·2위 3회 3위 1회·승률 37.5%·복승률 56.3%·연승률 62.5%)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