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간 '족집게 과외'가 정말 효과를 낼 수 있을까.
끊임없이 이슈를 쏟아내고 있는 한화 이글스가 최근 잇따라 일본인 투수 인스트럭터를 영입해 화제다. 지난달 중순 사이드암 투수로 일본 프로야구 통산 60승(72패3세이브 평균자책점 3.65)을 거둔 가와지리 데쓰로(47)를 투수 인스트럭터로 불러들인데 이어, 지난 시즌이 끝나고 선수 생활을 마감한 니시구치 후미야(43)를 10일 투수 인스트럭터로 영입했다. 니시구치 인스트럭터는 오는 23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한화 투수들과 함께 한다. 한화는 지난해 11월 오키나와 마무리캠프 때도 투수 인스트럭터를 썼다. 2000년대 일본을 대표했던 언더핸드스로 투수 와타나베 ??스케(40)를 활용했다.
이들 세명의 투수 인스트럭터 모두 선수시절 높은 지명도 덕분에 눈길을 끌었다. 가와지리 인스트럭터는 한신 타이거즈 시절에 이종범과 악연으로 국내 야구팬들에게 널리 알려져있다. 주니치 드래곤즈 소속이던 이종범이 가와지리가 던진 공에 팔꿈치를 맞은 후 '몸쪽 공 공포증'에 시달리며 하락세를 탔다. 니시구치 인스트럭터는 지난해까지 21년간 세이부 라이온즈 소속으로 436경기에 등판해 182승(118패 평균자책점 3.73)을 거뒀다. 1997년에는 15승5패-평균자책점 1.25를 기록하고, 퍼시픽리그 MVP와 사와무라상를 수상했다. 이승엽의 지바 롯데 마린스 시절 팀 동료인 와타나베는 2006년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대표팀의 일원이었다. 지바 롯데 소속으로 12년간 249경기에 나서 87승(78패1홀드 평균자책점 3.62)을 기록했다. 눈에 띄게 화려한 면면들이다.
그런데 투수 인스트럭터가 짧은 기간에 선수의 숨은 능력을 끌어낼 수 있을까. 회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야구 관계자들이 많다. 투수는 자신만의 투구 매커니즘을 갖고 있는데, 단기간 속성 지도를 통해 변화를 주기 어렵다. 투수 특성에 맞게 부족한 부분을 집중 보완한다고 해도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완성형 선수가 다수인 1군 스프링캠프, 본격적으로 시즌을 준비하는 시점에서는 더 그렇다. 젊은 선수가 중심이 된 마무리 캠프와는 분명히 다르다.
A구단 관계자는 "오랫동안 곁에서 지켜보면서 지도를 해도 쉽지 않은 일인데, 선수를 잘 모르는 인스트럭터가 갑자기 팀에 합류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수가 인스트럭터 성향을 파악하다가 시간이 다 지나간다"고 했다. 투수는 다른 포지션보다 예민한 부분이 많다. 니시구치 인스트럭터가 열흘간 선수들에게 '조언'을 하겠다고 했는데, 어떤 식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 지 궁금하다. 이름값의 문제가 아니다. 물론, 지명도 높은 인스트럭터를 영입하려면 적지않은 비용이 들어간다. 그럴듯한 포장에 비해 실속이 찾기 어렵다고 봐야한다.
B구단 관계자는 "투수 전문가인 투수 코치가 있는데, 인스트럭터가 필요한지 의문이다. 정말 필요하다면 최고를 데려와야 한다. 현대야구를 이끌어가는 곳은 일본이 아닌 미국이다. 주먹구구식으로 인스트럭터를 데려온다면 팀이 망가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화는 이미 5명의 정식 일본인 코치를 두고 있다.
긍정적인 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C구단 관계자는 "외국인 인스트럭터의 새로운 시각이 참신하게 다가올 때가 있다. 짧은 기간에 얻을 수 있는 것을 얻어내면 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교육리그나 마무리 캠프 때 얘기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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