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통을 쳐도, 달래도 말을 듣지 않던 마커스 블레이클리(부산 kt)가 달라졌다.
블레이클리는 11일까지 50경기에서 평균 20분54초를 뛰며 13.24득점 4.6리바운드 3.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단신 외국인 선수로 안드레 에밋(전주 KCC) 조 잭슨(안양 오리온)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무엇보다 잘못 밴 습관이 고쳐지지 않아 결정적인 실책을 여럿 범했다. 조동현 kt 감독이 시즌 초반부터 뒷목을 잡은 이유다.
하지만 최근 들어 경기력이 물이 올랐다. 1월28일 코트니 심스가 부상으로 이탈한 뒤부터다. 그는 탁월한 운동 능력을 앞세워 kt 농구의 주연이 되고 있다.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블록까지. 매 경기 그림 같은 플레이도 여러 차례 선보이고 있어 탄성을 자아낸다. '앞선 라운드까지 왜 그랬나' 의아한 시선을 보내는 농구인이 많다.
대반전은 심스가 빠지고 치른 첫 경기인 1월30일부터 시작됐다. 원주 동부를 맞아 18점에 11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이후 3일 인천 전자랜드전 17점 5리바운드, 5일 창원 LG전 27점 13리바운드, 7일 전주 KCC전 12점 10리바운드, 9일 울산 모비스를 만나서도 18점 9리바운드로 활약했다. 그리고 서울 SK를 만난 12일. 블레이클리가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또 한 번 폭발했다.
블레이클리는 이날 32분01초를 뛰면서 29득점 6어시스트 5리바운드 3블록 2스틸을 기록했다. 정통 센터 데이비드 사이먼을 앞에 두고 원핸드 덩크슛을 내리 꽂는 등 엄청난 탄력을 선보였다. 팀도 SK를 **대**으로 제압하고 2연승을 달렸다. 이번 시즌 kt는 4승2패로 SK와의 6번 맞대결을 끝냈다. SK는 4연패.
1쿼터부터 폭발했다. 블레이크는 3분52초를 뛰었지만 7득점 2리바운드로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골을 집어 넣었다. 2쿼터 역시 엄청난 탄력을 앞세워 덩크슛을 2개 성공하는 등 11점 1스틸 1블록으로 활약했다. 39-40으로 뒤진 가운데 시작한 3쿼터는 동료 제스퍼 존슨의 무대. 24점을 몰아넣었다. 하지만 블레이클리도 9점에 3어시스트로 뒤를 받치며 kt가 승기를 잡는 데 힘을 보탰다.
이날 기록한 29점은 한 경기 개인 최다 득점에 1점 모자란 수치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 10월23일 30득점. 공교롭게 이 때 상대도 SK였다. 블레이클리는 존슨이 외곽에 빠져 있고 자신은 하이 포스트 부근에서 플레이하며 파괴력이 배가 됐다. 속공 찬스에서는 함께 내달리는 것만으로도 위압감을 준다. 원하는대로 경기가 풀리니 자신감도 확실히 붙은 모습. 조동현 감독은 3쿼터부터 벤치에서 박수 보내기 바빴다.
잠실학생체=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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