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가 달라졌다.
루이스 판 할 감독이 이끄는 맨유가 최근 기세를 올리고 있다. 그간 판 할 감독과 맨유의 행보는 '뜨거운 감자'였다. 과거 명성에 걸맞지 않는 경기력이 문제였다. 리그 우승경쟁에서 다소 멀어졌다. 2015~2016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설상가상 에이스 웨인 루니까지 무릎 부상으로 이탈했다. 혹독한 리그 후반기가 맨유를 기다릴 것 같았다.
하지만 다른 그림이 펼쳐졌다. 맨유는 지난달 23일(이하 한국시각) 슈루즈버리와의 2015~2016시즌 FA컵 16강전 3대0 완승을 거뒀다. 이어 열린 미트윌란(덴마크)과의 2015~2016시즌 유로파리그 32강 2차전에서 5대1 대승을 거뒀다. 이때까지만 해도 맨유의 승리가 평가절하됐다. 맨유가 올 시즌 부진하지만 슈루즈버리, 미트윌란보다는 객관전력이 우세하다는 것.
의심의 눈초리를 보기 좋게 잠재웠다. 맨유는 지난달 28일 리그 숙적 아스널까지 3대2로 제압했다. 3연승을 기록중이다. 과연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판 할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선호한다. 높은 볼 점유율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경기를 추구한다. 공격력이 답답하다는 지적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었다. 변화를 꾀했다. 4-2-3-1 포메이션이 주력인 것은 변함없다. 하지만 패스 줄기가 달라졌다. 전방으로 투입되는 롱패스의 수가 늘었다. 측면과 후방으로 향하는 짧은 패스가 줄었다.
맨유가 8일 첼시전(1대1 무)에서 성공시킨 전체 패스의 82%가 짧은 패스(롱패스 11%)였다. 13일 선덜랜드전(1대2 패)에서는 83%(롱패스 12%)를 기록했다. 하지만 아스널전에서 짧은 패스 비중이 76%로 감소했다. 대신 롱패스 비중이 20%를 기록했다. 공격 전개 속도가 빨라졌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맨유가 아스널전에서 기록한 선제골과 두 번째 골은 공간으로 향한 롱패스를 기점으로 이뤄졌다.
키케 산체스 플로레스 왓포드 감독도 판 할 감독의 전술변화를 주목했다. 그는 "최근 맨유가 달라졌다. 전술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측면, 후방 패스 빈도를 줄였다. 전방으로 볼을 많이 투입한다. 그리고 전보다 더 많은 선수들이 상대 페널티박스 부근으로 침투한다"며 "전술변화와 함께 진화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축구에서 아기자기한 패싱 게임이 우월한 축구로 대접받는 경향이 있다. '롱볼 축구'는 지양해야 할 전술로 폄하되기도 한다. 축구에 정답은 없다. 전술은 승점을 얻기 위한 도구다. 판단은 감독이 한다. 판 할 감독은 그간 고집했던 짧은 패스의 굴레를 내려놓았다. 그러자 승리가 따라오기 시작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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