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2015~2016시즌 NH농협 V리그 6라운드. 현대캐피탈의 완승으로 한국배구사가 뒤바뀌자 경기장 천장에서 대형 통천이 펼쳐졌다. '프로배구 최초 18연승 달성'이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승리의 기쁨을 만끽한 천안 팬들의 환호성은 더 크게 울려퍼졌다.
현대캐피탈이 V리그 신화를 창조했다. 역대 통산 최다 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삼성화재가 2006년 2월 2일(2005~2006시즌)부터 2006년12월 31일(2006-2007시즌)까지 이뤘던 연승수를 '17'에서 '18'로 바꿨다. 올 시즌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달성한 기록이라 짜릿함은 배가 됐다.
경기장에는 '위 아 더 챔피언(We are the champion)'이 흘렀다. 팬들은 형형색색의 풍선을 흔들며 우승 세리머리를 더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어 선수들은 자신들이 창조한 기록을 가리키는 등 다양한 포즈로 사진촬영에 임했다. 그리고 7년 만의 우승을 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정태영 현대캐피탈 구단주가 나타났다. 정 구단주는 선수들과 일일이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선수들은 정 구단주를 헹가래치며 고마움을 전했다.
최 감독은 "이번 시즌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전반기에 3연패할 때였다. 그래도 흔들리지 않고 지금의 결과와 믿음을 쌓일 수 있도록 문성민 여오현 등 고참 선수들이 제 몫을 해줬다"고 밝혔다. 또 "그 동안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코트에서 실력발휘를 못했다. 주위의 눈치를 보고 위축되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내가 기준을 잡고 그 안에서 선수들이 자유롭게 경기할 수 있게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고정관념을 깨는 것, 바로 긍정의 힘이 우승 원동력"이라고 덧붙였다.
갑자기 경기장 내 노래가 바뀌었다. 밴드 딕펑스의 '같은 심장으로'라는 잔잔한 음악이 흘렀다. 그러자 또 하나의 이벤트가 열렸다. 최 감독의 선수 은퇴식이었다. 최 감독은 지난해 4월 선수에서 곧바로 감독이 되면서 은퇴식을 갖지 못했다. 이날 최 감독의 은퇴식은 '007 작전'을 방불케 했다. 경기 당일까지도 프런트는 은퇴식을 최 감독에게 비밀에 부쳤다. 깜짝 놀란 최 감독의 복받친 감정은 가족이 등장하자 폭발했다. 아버지(최만호씨)와 어머니 그리고 아내(조재영씨)와 둘째 아들이 나와 은퇴식을 축하해주자 최 감독의 눈에선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최 감독은 "나는 불효자다. 내 일만 좋아해서 부모님께 잘 해드리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배구를 시작한 이후 지난 시즌 안산에서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다.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뭔가 해주고 싶었는데 경기장에서 내 역할을 잘 못하다보니 풀데가 없어서 화장실에서 눈물을 쏟았다"고 말했다.
깜짝 선수 은퇴식의 하이라이트는 최 감독의 마지막 '토스'였다. 리베로 여오현의 리시브를 최 감독이 토스로 연결, '캡틴' 문성민을 비롯해 윤봉우 플레잉코치와 오레올이 강력한 스파이크를 날리며 은퇴식을 마무리했다.
5073명의 구름 관중이 몰린 천안 유관순체육관에는 환희와 감동이 물결쳤다.
천안=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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