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에서 외국인 선수들, 특히 외국인 투수들의 중요성은 말할 수 없이 크다. 국내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 더딘 가운데 외국인 투수들이 사실상 원-투 펀치 역할을 하는 구단이 대다수다.
리그는 초반 싸움이 굉장히 중요하다. 초반에 치고올라가느냐 아니면 하위권으로 처지느냐에 시즌 전체가 달라지기도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감독들은 초반에 승부수를 띄우기도 한다. 이럴 때 외국인 투수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냐에 따라 팀 성적이 크게 요동친다.
재계약을 한 투수들은 지난해 보여줬던 실력이 있기 때문에 시범경기 성적이 큰 의미가 없다. 하지만 올해 새롭게 한국에 온 선수들은 시범경기가 성공과 실패를 예측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지난해 새롭게 한국 무대를 밟아 시범경기에 나왔던 11명의 외국인 투수들 중 재계약에 성공한 선수는 피어밴드(넥센), 켈리(SK), 린드블럼, 레일리(이상 롯데) 등 4명 뿐이었다. 이들은 모두 시범경기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피어밴드는 3경기에 나와 2승에 평균자책점 1.50의 좋은 모습을 보였다. 12이닝 동안 14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시즌 때 13승11패, 평균자책점 4.67을 기록했다.
켈리는 시범경기서 2경기에 나와 단 5이닝을 던졌다. 5안타 3실점(2자책)을 해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했다. 린드블럼은 3경기서 13이닝을 던져 15개의 안타를 내주고 6실점(5자책)을 했다. 평균자책점은 3.46을 기록했는데 시즌에서 13승11패, 평균자책점 3.56을 올렸다. 레일리는 3경기서 11이닝 동안 단 1실점만 하며 평균자책점 0.82로 기대감을 높였고, 정규시즌에서도 11승9패, 평균자책점 3.91을 기록했다.
어깨 통증으로 인한 구속 감소로 재계약에 실패한 삼성의 피가로는 시범경기와 정규리그에서 모두 성적이 좋았다. 피가로는 시범경기서 2경기에 10이닝 동안 8안타 3실점만 하며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했고, 정규시즌에서도 1선발로 13승7패, 평균자책점 3.38로 팀의 정규시즌 우승에 큰 역할을 했다.
시범경기서 기대치를 높였다가 시즌에서 실망스런 모습을 보인 선수도 있었다. KIA의 험버는 시범경기서 평균자책점 2.25의 좋은 모습을 보였고, kt의 어윈도 3경기서 15이닝 동안 단 4실점만 하며 평균자책점 2.40으로 호투를 펼쳤지만 정작 정규시즌에서는 부진한 성적으로 시즌을 끝내지 못하고 방출됐다.
시범경기서 4점대 이상의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인 투수는 모두 재계약을 하지 못했다. 삼성의 클로이드는 2경기서 8이닝 동안 11실점을 하며 평균자책점이 12.38을 기록했다. 시즌 성적은 11승11패, 평균자책점 5.19로 크게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지만 삼성의 강타선 덕분에 승리를 챙긴 경우가 많았고, 결국 재계약을 하지 못했다. 스틴슨도 시범경기서는 3경기서 13⅔이닝 동안 10실점해 평균자책점이 6.59로 나빴다. 시즌 때 호투를 펼치며 양현종과 함께 원투 펀치로 나섰지만 11승10패, 평균자책점 4.96으로 재계약을 하기엔 부족한 실력을 나타냈다. kt 시스코는 14이닝 동안 23안타에 16실점으로 난타당했고, 시즌에서도 결국 1승도 챙기지 못하고 6패에 평균자책점 6.23의 초라한 성적으로 짐을 쌌다. LG의 루카스는 3경기서 평균자책점 4.05로 크게 나쁜 성적은 아니었다. 시즌에서도 10승(11패)을 올렸지만 평균자책점이 4.93으로 높았고, 팀 분위기를 해치는 행동을 하면서 결국 재계약을 하지 못했다.
물론 시범경기는 정규시즌을 준비하는 기간이다. 컨디션을 끌어올리면서 타자들에게 뭇매를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타자들 역시 컨디션을 끌어올린다. 주전이 아닌 선수들이 나오는 경우도 많다. 이런 타자들에게 안타를 허용하고 점수를 내준다는 것은 아무리 시범경기라고 해도 자신의 무기가 국내리그를 이겨낼 수준이 아니라고 볼 수도 있다.
올해 새롭게 한국을 찾은 8명의 새 외국인 투수들의 시범경기 등판 모습에 따라 구단들의 움직임이 달라질 가능성도 크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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