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군단이 진짜 '물량'으로 승부하게 될 수 있을까.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은 지난 8일부터 시작된 2016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한 가지 테스트를 하고 있다. 주전 선수들의 컨디션을 체크하는 것과는 별도로 가능성있는 신인과 군 제대 선수들을 비롯한 기존의 비주전급 선수들을 적극 활용중이다.
시범경기야말로 이런 선수들이 마음껏 1군 무대에서 날뛰어볼 수 있는 기회다. 김 감독은 베테랑 주전 선수들이 추운 날씨에 부상을 당할 것을 우려하는 동시에 젊은 유망주들이 모처럼 얻은 기회에서 자신의 장점을 많이 보여주길 바라고 있다. 그래서 투타에 걸쳐 다양한 선수들이 나오고 있다.
다행인 점은 이렇게 기회를 얻고 있는 비주전급 선수들이 저마다 제 몫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는 것. 특히 마운드에서 주목할 만한 일이 많이 벌어진다. 우선 장민재가 돋보인다. 지난해 군제대 후 의욕만 컸던 장민재는 시즌 후 많은 훈련을 통해 투구폼을 고치고 구위 향상에 성공했다. 2경기에서 3⅔이닝 무실점 행진 중이다. 김경태(1경기 2이닝 무실점) 김재영(1경기 5이닝 무실점) 김범수(2경기 4이닝 2실점) 등 젊은 투수진의 가능성이 시범경기에서 물씬 풍기고 있다. 이런 투수들의 가세는 올해 한화 마운드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지금 한화 마운드는 전력 핵심 자원을 대부분 쉬게 하고 있다.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와 필승조 권 혁은 서산에서 휴식 중이다. FA 정우람도 겨우 지난 12일 대전 삼성전에 처음 나와 1⅓이닝을 던졌다. 박정진(2이닝) 송창식(3이닝) 등 지난해 팀의 핵심 전력은 서서히 체크 중이다. FA 심수창과 2차 드래프트 이재우 송신영 역시 서서히 체크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이들에 대한 운용법은 이미 나와 있다. 시즌 개막에 맞춰 그 용도에 맞게 컨디션을 맞춰가는 과정이다.
하지만 뉴페이스들의 등장은 새로운 변수가 된다. 이건 팀내 마운드 운용 자원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시범경기를 통해 젊은 투수들이 여러 용도로 쓸 수 있다는 확신을 김 감독에게 심어주고 있다. 이로 인해 김 감독은 한 가지 걱정을 덜게 됐다. 정확히는 걱정을 잠시 뒤로 미룰 수 있게 됐다. 현재 한화는 선발이 확정되지 않았다. 외국인 투수 1명이 없고, 안영명도 컨디션 난조다. 시즌 초반 최대 위기일 수 있다. 이런 문제로 고민을 거듭하던 김 감독에게 젊은 투수진의 약진은 새로운 해법의 단초다.
김재영이나 김범수는 선발과 불펜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장민재는 롱릴리프로서 가능성이 충분하다. 본인은 선발욕심까지 있다. 이미 준비를 다 갖춰놨다고 자부한다. 결국 이런 선수들을 적극활용함으로써 한화는 마운드 물량전이 가능해진다. 젊은 투수들을 짧게 혹은 길게 등판시키며 경험을 쌓게하고, 결정적인 순간에는 베테랑 불펜진이 나서 상대를 저격한다. 클로징은 정우람의 몫이다. 선발이 다소 부진하거나 구멍이 생기더라도 이러한 물량전을 통해 그걸 버텨낼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이렇게 한 동안 버티고 난 뒤에는 이태양 안영명에 새로운 외국인 선발이 합류해 다시 전략 재조정을 할 가능성이 생긴다.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 만들어낸 한화 마운드의 새로운 물량전 전략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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