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새 사령탑 찾기에 본격 돌입한다.
대한항공은 올 시즌 정규리그 막판 고육지책을 썼다. 시즌 전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지만 5라운드부터 연패를 거듭하면서 플레이오프(PO) 진출마저 장담하기 어려워진 상황이 됐다. 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감독 교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결국 6라운드 돌입 전 김종민 전 감독이 사퇴하는 그림이 연출됐다. 감독대행은 장광균 코치가 맡았다.
'우승 조급증'이라는 거센 비난도 받았다. 감독 교체가 반짝 효과를 봤다. 7연패를 끊고 4연승을 기록, 가까스로 포스트시즌에 참가했다. 삼성화재와 준PO를 성사시켰다.
하지만 더 이상의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지난 10일 단판 승부로 펼쳐진 준PO에서 삼성화재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번 시즌 대한항공의 경우를 살펴보면 아무리 좋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어도 그들을 관리하고 한 데 묶을 수 있는 감독의 능력이 얼마나 큰 지를 알 수 있었다.
진한 아쉬움 속에 시즌을 마친 대한항공은 내부 회의 결과 새 감독을 물색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명단은 꾸려졌다. 이미 두 명의 지도자에게 접촉을 했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 대학 감독과 해설위원에게 접촉했다는 루머는 루머일 뿐이다. 후보 리스트만 추렸을 뿐 영입을 위해 접촉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이 원하는 새 사령탑 후보 조건은 두 가지다.
대한항공 출신의 40대 초중반의 나이다. 감독 경험이 부족하거나 전무하지만 신선함을 주는 현역 코치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대한항공 출신이 아닌 후보들도 역량만 된다면 선임할 수 있다는 것이 구단 측의 생각이다. 특히 선수에서 감독으로 곧바로 전환해 V리그에 광풍을 몰고온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40)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최 감독은 지난해 4월 현역 선수를 그만두고 코치 경력없이 곧바로 현대캐피탈 감독으로 선임됐다. 모두가 시행착오를 예상했지만 기우였다. '최태웅표 스피드배구'를 정착시키며 7년 만의 현대캐피탈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현역시절부터 세계배구 트렌드를 연구했던 최 감독은 자신만의 배구 색깔을 마련해놓았다. 한 마디로 준비된 감독이었다. 최 감독이 보여준 모습은 타 팀의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는 분위기다.
대한항공은 최대한 빨리 감독을 선임해야 한다. 당장 5월 11~13일 V리그 최초로 남자부 트라이아웃이 펼쳐진다. 선수단 파악과 외국인 선수 선발을 위해선 빠른 감독 선임이 필수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