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오너가(家) 3세 정일선 비앤지스틸 사장의 A4 100여장에 달하는 수행기사 '갑(甲)질 매뉴얼'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8일 노컷뉴스에 따르면 이 매뉴얼에는 모닝콜과 초인종 누르는 시기·방법 등 하루 일과가 매우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담겨있다. 이 꼼꼼한 매뉴얼대로 하지 못하면, 정일선 사장은 수행기사들에게 "X신같은 X끼"라며 폭언·폭행은 물론 경위서를 쓰게 하고 벌점을 매겨 감봉까지 했다고 피해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노컷뉴스가 입수한 수행기사 매뉴얼을 보면 ▲모닝콜은 받을 때까지 '악착같이' 해야 함, "일어났다, 알았다"고 하면 더 이상 안 해도 됨 ▲모닝콜 뒤 '가자'라는 문자가 오면 '번개같이' 뛰어 올라가 …(중략) …신문 깔고 서류가방은 2개의 포켓 주머니가 정면을 향하게 둠 ▲출발 30분 전부터 '빌라 내 현관 옆 기둥 뒤'에서 대기할 것 등 지시사항이 많고 굉장히 까다롭게 적혀있다
수행기사 업계에서 꽤 잔뼈가 굵은 A씨는 몇 년 전 정 사장의 폭언과 폭행 탓에 하루하루가 긴장과 불안의 연속이었다고 증언했다. A씨는 "매뉴얼을 지키지 못하면 '누가 니 맘대로 하래? X신 같은 X끼야, 니 머리가 좋은 줄 아냐? 머리가 안 되면 물어봐'라며 인격 비하적인 언행을 퍼부으면서 주먹으로 머리를 쾅쾅 내리쳤다"고 말했다.
전 수행기사 B씨는 "차가 막혀 (약속장소에) 늦으면 당연히 욕먹고, 차가 안 막혀 약속 장소에 일찍 도착해도 욕먹는다"고 전했다. B씨는 "맞는 것도 일상이었다"면서 "챙길 게 워낙 많다 보니 운동갈 때 머리띠나 양말 등을 하나씩 빠뜨릴 때가 있는데 그러면 난리가 난다. '이리 와, 이 X끼, 병신 X끼 이런 것도 안 챙기냐, 그럼 운동 어떻게 해? X신아'라면서 정강이를 발로 차고 주먹으로 머리를 내리쳤다"고 말했다.
전 수행기사 C씨 역시 비슷한 경험을 털어놨다. 정 사장 본인이 늦게 나와 놓고서는 '시간 걸리는 거 뻔히 아는데 너 왜 나한테 빨리 출발해야 한다고 말 안 했어. 5분 늦을 때마다 한 대씩'이라며 윽박지르기도 했다고 한다.
다만 이들은 정 사장이 최근에는 "때리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 한 공중파 방송에서 재벌가 수행기사들의 폭로가 쏟아진 뒤부터 행동을 조심해 폭행만큼은 잦아들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욕설과 인격비하 발언은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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