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뛴다. 2016시즌 키워드는 역시 기동력, 도루다. 하지만 '도루왕' 박해민(삼성 라이온즈)이 잠잠하다. 예상 밖의 전개가 펼쳐지는 시즌 초다.
박해민은 지난해 144경기에서 60도루를 기록했다. 2위 박민우(46개·NC 다이노스)를 여유있게 제친 1위였다. 그는 김상수(53개)가 보유한 구단 최다 도루 기록을 경신했다. 2010년 이대형(66개), 김주찬(65개) 이후 5년 만에 60도루 고지에도 올랐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박해민이 유력한 도루왕 후보라고 입을 모은다. 스타트가 워낙 좋고 2루는 물론 3루 도루도 어렵지 않게 해내기 때문이다. 스스로도 굳이 욕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그는 "후반기 출루율만 좋았다면 지난해 70도루까지 노려볼만 했다며 "쉽지 않겠지만 이종범 선배의 기록(84개)에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11일까지 박해민의 도루 개수는 0이다. 8경기에 출전해 2차례 뛰었다가 모두 죽었다. 이에 반해 잠시 잊혀진 날쌘돌이들, 서건창(넥센 히어로즈) 정수빈(두산 베어스)가 4개의 도루로 이 부문 공동 1위에 올라있다. 그 뒤는 이명기(SK 와이번스) 손아섭(롯데 자이언츠) 히메네스(LG 트윈스) 하준호(kt 위즈·이상 3개) 등이 잇고 있다.
서건창은 지난해 도루가 고작 9개다. 시즌 초 오른 십자인대가 부분 파열 됐고, 복귀한 뒤에는 코칭스태프가 뛰지 말 것을 주문했다. 올해는 다르다.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 역시 "작년 시즌 중반까지는 부상 때문에 주춤하는 게 있었다, 후반부터 '다시 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과감히 뛰겠다. 200안타를 다시 치는것보다 많이 뛰는 게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수빈은 신인 시절 체중(72㎏)으로 돌아갔다. 정규시즌 개막 전까지 5㎏을 감량하며 "몸이 아주 가벼워졌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러면서 과감히 뛴다. 누상에 나가 상대 배터리를 흔드는 게 일이다. 그는 "후배 조수행을 보면 정말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신인 때 저랬나 싶기도 하고 자극도 된다"면서 "지난해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아 도루 시도 자체가 많지 않았다. 올해는 적극적으로 뛸 것"이라고 했다.
이에 맞서 '지켜야 하는' 박해민 입장에서는 일단 타율과 출루율을 끌어 올리는 게 시급해 보인다. 지난주까지 타율이 0.167, 출루율은 0.265다. 그는 시범경기 때 펄펄 날았지만 정작 본 무대에서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1루를 밟는 횟수가 적어 도루할 기회도 많지 않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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