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계속 해왔던 것이니까 내버려 둬야지."
kt 위즈 외국인 투수 슈가 레이 마리몬은 조범현 감독을 울렸다, 웃겼다 하는 존재다. 선발로 나서는 매경기 불안불안한 투구를 이어가면서도, 기가 막히게 승리는 따낸다. 마리몬은 30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도 경기 초반부터 제구 불안을 노출했지만, 꾸역꾸역 이닝을 소화하며 6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4승째(1패). 어찌됐든 고비 때마다 팀에 승리를 안겨주니 결과론적으로는 반가운 존재다.
조 감독은 마리몬의 투구에 대해 "초반에 자기가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간다. 초반 제구가 흔들리고, 투구수가 많아져 위기를 자초하는데 그 부분만 해결하면 괜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좌타자 몸쪽에서 홈플레이트쪽으로 파고드는 체인지업은 일품. 조 감독은 "분명 좋은 공을 갖고있는 투수다. 초반 위기만 겪지 않으면 좋아질 여지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또 하나 주목할 요소는 마리몬의 변칙 투구다. 마리몬은 키킹 동작을 완벽히 하는 정식 투구 동작 외에, 왼 다리를 거의 들지 않고 곧바로 상체의 힘으로만 던지는 변칙 투구폼을 갖고 있다. 이 두 개의 폼을 계속 번갈아가며 사용해 타자들을 헷갈리게 한다. 문제는 폼을 바꿔도 제구가 일정하게 돼야하는데, 오히려 변칙 투구폼을 사용할 때마다 공이 예상치 못한 곳으로 날아가는 것. 조 감독은 이에 대해 "어린 투수라면 절대 시켜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하며 "일단 경기 도중 계속 투구폼을 바꾸면 밸런스가 흐트러질 수 있다. 또, 변칙 투구폼은 상체를 많이 사용하기에 체력 소모가 훨씬 커 이 점도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그래도 마리몬에게 이 투구를 하지 말라는 지시를 할 생각은 없다. 조 감독은 "본인이 미국에서 야구를 할 때부터 계속 그렇게 던져왔다고 하니, 그냥 믿고 내버려둘 수밖에 없다. 초반에 흔들리지 말라고 기도하면서 봐야하나"라고 말해 웃음을 선사했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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