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동상이몽'
2일 오후 방송된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에서는 딸을 당구 세계 랭킹 1위로 만들겠다는 엄마와 당구를 포기하겠다는 17세 딸 '당구소녀' 김예은 양의 사연이 소개됐다.
스리쿠션 선수인 당구소녀는 당구를 시작한 지 2년 만에 각종 대회에서 우승하고, 최연소 타이틀을 얻었다. 현직 프로 당구 선수인 당구소녀의 아버지도 "예은이는 여자 당구 붐을 일으킬 재목이 아닌가 싶다"며 "성인 여자 선수들의 벽이 있다. 보통 10~20년 걸리는 건데 예은이는 2년 만에 다다랐다"며 딸의 실력을 인정했다.
이에 엄마의 기대는 높아졌지만, 당구소녀는 오히려 점점 당구와 멀어졌다.
당구소녀의 엄마는 딸을 '당구계 김연아'로 키우고 싶어 했지만, 당구소녀는 훈련을 게을리했다. 밤새 미용 동영상을 보고 늦게 일어나는 생활을 반복했다. 엄마의 독촉과 잔소리에 울며 겨자 먹기로 당구장에 나와서도 큐대를 잡기 싫어했다. 가족의 신경은 온통 당구소녀에게만 쏠려있었다. 엄마는 딸을 달래고, 설득하면서 겨우 훈련을 시켰다.
당구소녀의 아빠는 "공 치는 게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고, 당구소녀는 "행복하지 않은데 왜 시키냐. 아빠가 날 이렇게 만들어놓지 않았냐. 당구 아니면 아무것도 못 하게끔"이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또 엄마에게도 "당구를 내가 이렇게 극도로 싫어하는데 왜 억지로 시키는 르겠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엄마는 "네가 마음먹고 2~3년만 열심히 해준다면 세계 챔피언이 될 것 같다"며 딸을 달랬다. 또 "예은이가 가족의 희망이고 목표고 꿈이다. 세계 대회에 나가는 걸 꼭 보고 싶다"며 포기하지 않았다.
당구소녀는 "처음에는 호기심에서 시작했는데 날 위한 당구가 아니었다"며 "처음에는 칭찬해줘서 기분이 좋아서 조금씩 치기 시작했는데 대회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우승한 후 엄마가 '천재'라고 하면서 점점 부담을 주니까 싫어졌다. 난 천재가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이날 당구소녀는 MC와 패널들 앞에서 묘기 당구를 선보였다. 당구소녀의 놀라운 실력에 모두들 "당구칠 때 집중하며 즐기고 있다", "당구를 그냥 계속 치는 게 어떻겠냐"며 감탄했다.
그러나 당구소녀는 "당구는 멘탈 스포츠다. 난 감정 기복이 심하다. 중학교 때부터 했으니까 컨트롤 하는 게 힘들다"고 말했다.
오로지 세계 챔피언을 목표로 하는 엄마의 압박은 당구소녀에게는 큰 부담이었다. 당구소녀는 "엄마는 김연아 같은 세계 챔피언을 원하니까 싫다. 하루종일 당구장에만 있고 하루 공치는 시간이 6~7시간이다. 공이 굴러가는 것만 봐도 성질이 난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당구장에서 엄마는 당구소녀의 행동 하나하나를 노트에 적으며 감시했고, 모든 가족이 훈련하는 당구소녀만 지켜봤다. 당구소녀는 가족들을 CCTV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당구소녀는 당구를 위해 일반 학교가 아닌 방송통신고등학교를 다녔다. 학교에는 또래가 전혀 없었고, 나이 어린 당구소녀는 반장까지 떠맡아 힘들어했다.
당구소녀는 "꼭두각시 같다. 내 뜻대로 하는 게 없다. 나는 학교에 대한 로망이 크다. 또래 친구들과 교복입고 생활하는 게 부럽다"고 말했다.
또래 친구들과 함께 교복을 입고 평범한 학교 생활을 하길 원했지만, 엄마를 비롯한 가족들은 그런 소소한 행복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에 현직 당구 선수인 차유람은 "나 같은 경우는 부모님을 설득해서 자퇴했다. 내가 선택했지만 외롭고 쓸쓸했다"며 "예은이가 스스로 해왔다면 괜찮지만 순서가 먼저 부모님이 등 떠미는 게 문제인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더 심한 부모님들도 많다. 많은 선수들이 대성할 수 있었던 건 그래도 부모님 보폭에 맞춘 노력이 있다는 거다. 그런데 예은이 경우는 엄마는 황새, 예은이는 뱁새다. 가랑이가 찢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구소녀는 "학교는 이제 바라지 않는다. 스스로 선택했으니까 책임질 각오도 되어있다. 하지만 '당구치는 예은이 '말고 '내 딸 예은이'가 되었으면 한다"고 솔직한 바람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당구소녀는 "시작했으니까 엄마 아빠 실망하지 않도록 열심히 해보겠다. 이제는 당구 아닌 부분에서도 좋아하는 것도 당구만큼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며 엄마와 포옹을 나눴다.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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